지난 주 독서기록에도 잠시 언급했던 책입니다. 1권 구입해서 봤다가,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서 16권까지 한 번에 구입했다는 책이요. 현재 11권을 달리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볼지 말지 조금 고민중입니다. 11권도 거의 끝부분이라 실질적으로 남은 책은 다섯 권인데, 그 다섯 권을 마저 읽을 필요가 있냐 싶거든요.

 

16권 포장을 뜯어서 결말인지 아닌지 확인하고는 내려 놓을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 봐서는 16권이 결말은 아닐 겁니다. 연재편수를 생각하면 대여섯 권 정도는 더 나와야 한다더군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강 그렇습니다.

 

 

폭식과 관련된 희귀질환을 앓고 있어서 그 때문에 죽음의 위기에 몰린 강민혁은 의사의 추천으로 가상현실게임을 시작합니다. 지난 번 가상현실게임은 게임 속에서 느끼는 음식의 맛이 기대했던 것과 많이 달라서 거꾸로 현실에서의 폭식을 불렀지만, 새로 개발된 게임 아테나는 조금 많이 다르답니다. 지나치게 많이 먹어 체중이 160kg을 넘었고, 그래서 살기 위해 체중 관리를 해야했던 주인공은, 이제 게임 속에서 음식을 먹고 게임 밖에서는 꾸준히 운동을 합니다. 모든 식단이 토마토 중심으로 흘러가던데, 친구들과 만나는 권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이 지독한 식탐 때문에 게임 내에서는 식재료 구매와 맛있는 음식 만들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더 맛있는 식재료, 더 좋은 식제료, 특이한 식재료, 그걸 조리할 좋은 도구. 그래서 다른 이들은 무기를 만들 최고급 재료를 가지고 프라이팬을 만든다든지, 주인을 꼭 닮은 반려동물에게도 양은냄비와 뒤집개를 만들어준다든지의 에피소드도 나옵니다.

 

먹는 것과 음식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상당히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다만 게임은 주인공에게 거의 모든 기연이 몰려 있어서 밸런스가 너무 비정상적입니다. 어쩔 수 없는게, 그간 체중조절을 위해 다양한 운동을 지독한 인내와 노력으로 끌고 갔던 경험이 게임 속에서도 발휘됩니다. 다른 이들은 재미없다고 안하는 수확이나 제조 관련 스킬들도 고루 익히고, 그것도 한 자리에서 꾸준히를 넘어서 끝장을 낼 정도로 진득하게 앉아 있으니 습득률도 매우 높습니다. 그 때문에 특이한 히든 퀘스트를 받아 움직이고, 거기서도 맛있는 것을 찾아 움직이다보니 게임 내 특이동향을 체크하는 담당 팀에서 머리를 쥐어 뜯으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니까요.

 

 

문제가 되는 건 그 외의 문제들입니다. 주인공이 살만 빼면 잘 생긴 인물이라, 게임 속에서는 키 크고 잘 생긴 남자입니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의 주변에는 어떻게든 연결해보려는 여성들이 넘쳐납니다. 주인공은 오로지 먹는 것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철벽을 치고 있지만, 주인공의 주변 남자들은 모태솔로임을 부르짖으며 연애하고 싶다 말하고, 주인공의 주변 여자들은 '왜 이런 외모를 가진 나에게 신경쓰지 않는가'라고 말합니다.

아니 음... 아니... 아무리 판타지소설이라지만 어째 이런 부분이 더더욱 판타지로 느껴지는거죠.

저도 그렇고 제 주변에서도 그런 상황 겪은 사람들이 여럿입니다. 왜 여자들이 여성들이 많은 길드를 주로 찾아가겠어요. 남성 유저들이랑 있으면 불편한 일들이 많아 그렇지요. 원래부터 알던 사람들이라면 상관없지만, 게임 속에서 나 남자다라고 말하는 게이머들은 그리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남녀 비율이 그나마 비슷하다고 알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14도, 그나마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하지만 비하 발언이나 성희롱, 성추행 등이 없는게 아닙니다. 현실에서의 외모와 같은 모습을 한다는, 그런 가상현실게임 자체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만, 거기에 게임 속 여성들이 잘생겼다고는 하나 낯선 남성에게 호감을 쉽게 드러내고 연락처를 주려고 하는 모습이 매우 희한하게 느껴집니다. 실제 게임을 하다보면, 내가 여성인건 가능한 숨겨야 하는 일이 되고, 성별 노출 없이 그냥 편하게 게임하는 것이 가장 즐거우니까요.

 

그나마 밥먹고가라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 같은 몸매 이야기는 별로 없었지만, 그 대신 말투나 행동에서 걸리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여성적인 행동, 남성적인 행동, 그리고 게임 내에서의 캐릭터 스킬이나 직업트리 선택도 몇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건 사소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쓰는 사람의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나기 쉬우니까요. 대검을 쓰는 남성 유저, 채찍을 쓰는 여성 유저 같이 말입니다.

 

 

최근에 읽은 여러 종이책 판타지들은 거의 다 방출하게 되나봅니다. 덕분에 서가는 다행이지만,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책을 사들이고 있으니 의미가 없어요. 하하하.;ㅂ; 이제 다시 열심히 읽어야지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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