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일입니다. 사회초년생 때는 돈 관리에 대해서 공부할 책이 썩 많지는 않... .. .은게 아니라 그 때는 매우 넘쳐났습니다. 근무하던 곳의 자료실에 비즈니스 관계 서적으로 돈 관리하는 법에 대한 책들이 쏟아졌거든요. 그 때 보았던 수 많은 책들 덕에 지금의 무난한(빠득) 재정관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최근 트위터 타임라인 = 탐라-그러니까 제주도 아님-에 KBS 프로그램인 「자본주의 학교」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아, 물론, 저도 비판적 입장입니다. 예능도 선이 있는 거지, 만들려면 한국은행 금융교육과 연합하여 만들 것이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는 예능과 시청률에 가리우고, 적은 예산과 인력 부족(아마도) 등으로 쉽게 가는 프로그램을 만든 모양새입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긴 합니다만.=ㅁ= 국가기관과 함께하는 금융 방송은 딱딱하거나 재미없거나 하여 예능과는 거리가 멀고, 원하는 시청률은 못 뽑아 낼 테니 방송인-연예인들의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뭔가 뽑아내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요.

 

하여간. 아침에 트위터 타임라인을 돌아다니다가 이런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https://twitter.com/beatdead22/status/1489810918804361220?s=20&t=2SYdm4Cwu_K043WDDtPrhA

 

성북동 김이사 on Twitter

“내가 들은 주식 팁 중에 최고는 이사 도와주신 기사님께 들은 얘기였음. "일단 없어져도 상관없는 3천만원부터 만들어라."”

twitter.com

 

내가 들은 주식 팁 중에 최고는 이사 도와주신 기사님께 들은 이야기였음.
"일단 없어져도 상관없는 3천만원부터 만들어라."

 

정론입니다. 이게 왜 정론인지는 아래에서 다시 설명할 거고, 이 트윗이 인용한 다른 트윗도 함께 보지요.

 

 

https://twitter.com/casuarius14th/status/1488506637703073796?s=20&t=2SYdm4Cwu_K043WDDtPrhA

 

대국적인 로설가 화식조(Cassowary) on Twitter

“애들한테 주식을 가르친다고요? 그 전에 빚이 얼마나 무서운 지부터 알려주는 게 진정한 자본주의 상도덕 아닙니까?”

twitter.com

 

 

애들에게 주식을 가르친다고요? 그 전에 빚이 얼마나 무서운 지부터 알려주는게 진정한 자본주의 상도덕 아닙니까?

 

 

이 또한 정론입니다.-ㅁ- 그래서 맨 위의 책으로 돌아가지요.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는 출간된지 상당히 오래된 책입니다. 저 표지는 2018년 판의 표지고, 원서 출간은 이미 1926년이랍니다.

http://aladin.kr/p/o1Vgk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

역사상 가장 부유했던 도시 중 하나라 손꼽히는 바빌론, 이 책은 그곳에서 시작된 총 8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우리는 돈에 관한 바빌론 사람들의 지혜를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당시 최

www.aladin.co.kr

 

검색해보니 대공황은 1929년에서 39년까지. 으으으으음. 대공황 직전의 호황기에 저런 책이 나왔군요. 하여간 저 책은 이야기책처럼 쉽게, 돈 버는 지혜를 설명합니다. 바빌론의 부자인 사람이, 자신이 원래는 빚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며 자신이 경험한 돈 버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투자법이야 시대마다 다르니 넘어가고, 이 책에서 주로 설명하는 건 '어떻게 하면 빚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는가'입니다.

이 부자 아저씨는 사업에 실패해 상당한 빚을 졌습니다. 소득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소득으로 가족을 건사하고 빚을 갚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 때 쓴 방법이, 실제로는 생활비에 거의 쏟아 부어야 하는 소득을 10으로 보고, 이 중 8을 생활비에, 그리고 1은 빚 변제에, 마지막 1은 저축한다는 겁니다. 물론 채권자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자신의 소득 상황을 설명하고 빚 변제 계획을 이야기하여, 적은 금액이나마 꾸준하게 갚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황금을낳는거위-까지는 아니지만, 알 낳는 거위를 잡아 먹는 쪽보다는 알을 계속 낳도록 하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에 이를 수용한답니다.

 

다른 책들을 보면, 다른 일로 가외소득이 발생한 경우에, 절반은 빚 변제에, 절반은 저축하라고 보통 말합니다. 완전히 빚 변제에 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쉽지 않지요. 다만 이 방법은, 이 사람이 꾸준히 소득을 낼 수 있다는 전제하에 가능합니다.

 

8:1:1의 조합으로 가계를 운영하다보면 비율이기 때문에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변제금액과 저축금액도 늘어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빚 변제가 끝나면? 그 때는 이미 충분한 여유자금, 혹은 종자돈도 생긴 뒤겠지요.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또, 8:1:1에서, 빚변제의 1은 반드시 원금상환을 동반해야합니다. 이자납부만 해서는 납득시키기 어려우니까요. 그리고 이자납부만 한다면 빚이 끝나지 않습니다.=ㅁ=

 

이 이야기 외에 돈 모으기나 돈 버는 쪽의 책에서 또 많이 언급하는 내용은 저 여유자금의 규모입니다. 보통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1년치 급여를 모아두라고 하지요. 1년치 생활비도 가능하긴 하나, 생활비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1년 소득을 모아 두는 쪽이 금액 가능하기도 쉽고요. 실제 백수로 지낸 시절, 생각보다 생활비로 빠져나가는 동이 굉장히 많았다는-1년 동안 사용한 금액이 예상 이상이었다는 사실에 좌절한 적이 있습니다. 2년 동안 빠져나간 금액이 얼마더라. 하하하하하.. (먼산)

 

 

이야기가 잠시 삼천포로 빠졌군요. 다시 돌아와서.

빚이 없는 경우, 저축은 보통 소득의 70~50% 하라고 합니다. .. 시도했다가 미치는 줄 알고는 그 뒤로는 얌전히 포기했습니다만. 70%가 가능하려면 몇 가지 조건들이 있습니다. 직장이 가까울 것, 생활비가 들어가지 않을 것. 대개 엄마친구딸이 몇 년 만에 몇 천만원, 1억을 모았다더라는 이야기는 자식의 소득을 모두 부모가 관리하여 발생한 누적소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출을 아무리 줄인다고 해도 저건 어려워요. 그리고 저 말을 신뢰하지 마세요. 대개 저런 이야기를 하는 엄마친구는 자기 자랑과 자식 자랑을 좋아하는 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50% 가량의 허세와 허풍이 섞였을 거란 겁니다.=ㅁ=

50% 저축하는 일도 쉽지는 않습니다. 대개는 소득의 70% 이상이 생활비인 경우가 있으니.. 그런 경우 남은 자금을 저축해야지요. 그리고 꼬박꼬박 나오는 건, 저축은 남은 돈으로 하지 말고, 반드시 급여가 들어오면 그 즉시 떼어야 한다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소비 충동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본인이 통제 가능하다면 관계는 없다고 봅니다.

 

 

빚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지도... 아니, 저야 이미 몇 차례 겪었기 때문에 빚을 뼈저리게 싫어합니다만...(빠드득)

 

첫 번째 트윗의 '없어져도 상관없는 3천만원'은 주식 오래 하는 분들이 꾸준하게 언급하는 내용입니다. 그런 돈이 없다면? 하지마세요, 주식. 무슨 이야기냐면, 빚을 내거나 여유자금, 적금 등을 모두 주식에 쏟아붓지 말라는 겁니다. 나는 그 돈이 얼마건 간에 없어도 상관없다, 내 재정에 타격이 전혀 없다는 금액만큼만 넣으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게 왜 3천만원이냐하면, 그보다 적은 경우 주식투자의 이익을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작은 금액으로도 주식은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에 들이는 시간 대비 수익률을 생각하면 종자돈이 작을 경우 수익이 좋지 않습니다. 꾸준하게 적금 붓듯이 한다면? 차라리 주식 말고 펀드에 돈을 넣으세요. 나 말고 주식 잘하는 다른 전문가-펀드매니저에게 맡기라는 겁니다.

적은 돈으로 주식을 해서, 굴려서, 수익을 약간 냈다고 합시다. 그러면 '조금 더 투자했다면 수익을 더 보았을 건데'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요. 그래서 없는 투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빚을 내고, 다른 곳에 써야 하는 여유자금을 모두 넣기 쉽습니다. 그러면 투자에 실패했을 때 삶이 궁지에 빠집니다. 투자에 실패해서 전액을 잃더라도 '인생의 교훈을 얻었다'며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없다는 겁니다. 없어도 되는 돈 3천만원은 그러니 ① 투자에 실패했을 때의 타격감 제로, ② 투입 시간 대비 수익의 효율성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저 3천만원은 주식의 종자돈이라, 수익이 나면 붙여서 함께 굴려 볼리를 기대하기도 하고요, 아니면 수익의 일부를 다시 또 다른 여유자금으로 만들거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사용하면 됩니다. 시작은 3천만원이고, 그 굴리는 금액을 계속 키울지 아니면 계속 그 금액을 유지할지는 본인의 선택이지요. 다만 금액이 커지면 위험도 커집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등의 이야기도 그런 맥락입니다.

 

 

전체적으로 압축해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정기 소득은 생활비, 저축, 빚 변제(있을 경우. 없다면 종자돈 저축)으로 분리해 관리한다.

2. 개인이 하는 투자는 시간이 상당히 소비되므로, 적정 규모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다.

3. 주식은 위험도가 높은 투자이니 없어도 되는 돈으로 한다.

 

 

 

근데 왜 이 이야기가 이렇게 길어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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