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싸이월드 정윤정님.(...)
사부님으로 모시고 싶으신 그분 레시피를 이용해 또 괴식 범주에 들어갈 무엇인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말입니다. G를 붙들고서, 심심하면 노가리오레오쿠키를 까라고 던져주고는 크림과 분리된 검은색 쿠키는 잘 부숴서 우유와 섞어 유리 그릇에 깔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초콜릿 파이를 만들려고 한겁니다.
원래 레시피에서는 쿠키 부순 것에 버터를 넣고 잘 섞어서 그릇에 깔아 주는 것이지만 버터가 집에 없을 뿐더러 칼로리를 더 늘리기는 싫었기 때문에 우유를 넣고 섞었습니다. 그릇도 적당한 것이 없어 유리볼에다가 쿠키를 깔았지요.

그러고 나서 생크림이 휘젓고 싶다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 G에게 달걀노른자와 설탕을 안겼습니다. 병아리색이 날 때까지 휘젓게 시킨 다음 저는 그 옆에서 우유를 데우고는 초콜릿을 투하합니다. 그리고 초콜릿 우유가나쉬를 전분가루를 넣은 달걀반죽과 섞고는 냄비에 넣고 가열합니다. 즉, 초콜릿 커스터드 크림을 만드는 거죠.
이것도 괴식 범주에 넣을까 했던 것은 재료의 문제 때문입니다. 원래는 전분을 넣게 되어 있는데 집에 없어서 유기농 통밀가루로 대신 했지요. 초콜릿은 탄자니아의 85%, 설탕은 유기농. 집에 그런 재료만 있다니까요...;;;;


유리볼이란게 저겁니다. 집에서 쓸만한 그릇이라고는 저정도더군요. 어쩔 수 없이 저기에 만들었습니다.

매끈한 표면. 원래는 이 위에 70% 가량으로 휘핑한 생크림을 얹어야 하지만 무척이나 느끼할 것으로 생각되어 생크림은 뺐습니다. 그리고 실제 먹을 때는 이렇게 먹었지요.


초콜릿 무스의 분량이 많아서 다른 그릇에 담아 두었던 것이 있습니다. 거기서 한 큰술 펐지요. 옆에 있는 것은 집에서 만든 플레인 요구르트입니다. 이번에는 덴마크 요구르트를 넣어서 만들었는데 이쪽이 달지 않고 새콤한게 제 취향에 맞습니다.

생크림 대신 새콤한 플레인 요구르트를 뿌려 초콜릿 무스를 먹는 겁니다.
우흐흐~ 생크림을 올려 먹는 것보다 덜달고 좋습니다. 원래 세미 스윗 초콜릿칩을 넣는 레시피를, 85% 다크 초콜릿을 넣은데다 설탕도 분량을 1/4만 유기농으로 넣었는데도 제 입맛에는 달더군요. G는 안 달다고 투덜대긴 했지만, 이정도면 흔히들 "어른의 맛"이라고 하는 쌉싸름한 느낌의 초콜릿 무스입니다. 설탕을 더 넣었다거나 초콜릿을 단 걸로 썼다면 어떤 맛이 나왔을지, 상상만 해도 무섭습니다.

이번은 양이 꽤 많았는데 다음에는 줄여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 이러다가 무스틀 사는 것 아닌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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