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의 트윗이지만, 이런 내용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https://twitter.com/esendial/status/1072285760349339648?s=20

 

Kirnan on Twitter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여성독자들의 반응은 나잇대에 따라 다른데, -10대: 상당히 충격을 받음. -20대: 마찬가지로 상당히 충격을 받음 -30~40대: 결혼 여부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있을

twitter.com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여성독자들의 반응은 나잇대에 따라 다른데,
-10대: 상당히 충격을 받음.
-20대: 마찬가지로 상당히 충격을 받음
-30~40대: 결혼 여부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있을법하다 생각함
-40~50대: 음? 그래도 이정도면 괜찮은 삶 아냐?

읽은 감상 물어볼 때마다 대개 그러함.

주변에 나이대 별로 물어볼만한 사람이 여럿 있어 옆구리 찔러 감상 들어보면 그랬더랬지요. 아직 학교가 사회의 전부인 10대 학생들은 충격이 꽤 컸고, 20대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같은 10대, 20대라 하더라도 사회에서의 여러 경험들이 있다면 다릅니다. 성차별을 당했다 해도 그걸 느끼지 못했던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당한 경험이 적더라도 강하게 느낀 사람이 있을 수 있지요. 그래서 맨 아래 '대개'라고 붙이긴 했습니다.

30~40대는 직장 경험도 있고, 결혼했거나 주변의 결혼생활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어 반응이 이전과는 다릅니다. 대신, 40대 이상, 50대나 그 이상이 되면 82년생 김지영의 삶은 그래도 괜찮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어, 저는 아직도 안 읽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안 읽지 않을까 싶고요. 읽고서 담담할 자신이 없으니까요. 82년생 김지영은 결국, 누군가의 절망기이니까요. 불행한 이야기를 읽고 싶지 않아 그렇습니다.

 

 

오늘 본 몇몇 트윗은, 이 중 맨 마지막 줄인 40~50대의 반응이 어디에서 연유했는지 보여줍니다. 정확히, 여기서 말하는 경험들은 그 연령대보다 훨씬 위쪽입니다. 아마도 60~80대가 아닐까 싶어요.

 

 

https://twitter.com/craftcity/status/1433280241552687110?s=20

 

JJ on Twitter

“옛날 어머니 얘기인데 자궁외 임신이 되어서 수술을 받으심. 근데 본인에게 고지를 하지 않고 자궁까지 다 떼어버림. 본인은 몰랐으니 다음달부터 생리를 하지 않아서 병원에 가심. 병원에선

twitter.com

옛날 어머니 얘기인데 자궁외 임신이 되어서 수술을 받으심. 근데 본인에게 고지를 하지 않고 자궁까지 다 떼어버림. 본인은 몰랐으니 다음달부터 생리를 하지 않아서 병원에 가심. 병원에선 자궁이 없는데 어떻게 생리를 하냐며 황당, 어머닌 더 황당.

 

사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떠올랐던 건 일본 추리소설 중 하나입니다. 어느 의사의 죽음을 추적하는 형사 이야기인데, 그 의사가 단순한 자궁내 질병을 두고 아예 적출 수술을 하는 바람에 환자가 자살을 하고, 그 복수를 벌이는 남편이 범인인 소설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자살을 하기까지 벌어진 과정이 공감 안되지만, 과잉진료(수술)로 고소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을걸요. 어쨌건 그 소설이 먼저 떠오르더랍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트윗은 엊그제 트위터에서 회자되었던 '입주한 뒤에 아이 낳으면 임대료 할인해줌'의 임대 아파트와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 트윗을 인용한 다른 트윗. 이쪽을 먼저 읽고 저 위의 트윗을 보았습니다.

 

https://twitter.com/misaki3031/status/1433442385199964169?s=20

 

수국토끼 on Twitter

“저희 조모도 이랬어요. 첫애를 가졌는데, 산도가 너무좁아서 자연분만으론 어림도없어서(집에서 걍낳는거) 자궁문이 열린채로 12일을 버팀 (죽어갔다고함) 시댁은 방치했고 보다못한 친정식

twitter.com

 

첫째를 자연분만할 수 없게 되자, 시댁에서 수술 비용 드는 것 때문에 수술하기를 거부하고, 친정오라비가 남편을 설득해서 수술받게 하지만 '둘째도 이렇게 돈 들어갈 거면 애 안 낳을 거다'라고 하여 의사가 ... (하략)

 

 

이런 세계니까 82년생 김지영의 일은 괜찮은 삶이라고 말하는 거겠죠.

 

 

사람마다 절망의 역치값은 다릅니다. 살아온 인생이 다르고 삶의 환경이 다른데 같을 수가 없지요. 제가 '그래도 한국은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 할머니 세대의 환경과 제 어머니 세대의 환경, 그리고 제 세대의 환경과 L 세대가 겪을 환경은 다르고 조금씩 더 나아집니다. 물론 여기에 안주하여 눌러 앉으면 발전이 없을테니, 항의하고 목소리 높이고 더 나은 환경이 되도록 만들어가야지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