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치 글은 뭘 쓸까 고민하다가, 엊그제부터 붙들고 읽는 중인 소설 하나 소개하기로. 그도 그런게, 결이 조금 많이 다릅니다. SF로, 키워드에 사이버펑크가 들어갔지만 묘하게 스팀펑크 느낌이 살아 있어요. 특히 앞부분은 하드보일드와 느와르 경향이 매우 강하고요. 키워드만 보면 절대로 안 건드릴 소설인데, 제목을 보고 들어갔다가 물렸습니다.

 

http://s.joara.com/1V3mL

 

약먹는 천재마법사 #프리미엄 #Joara

이번 버전에서는 또 어떤 컨셉으로 게임해 볼까?극한의 자유도를 자랑하는 게임 'WORLD'.이번 'ver.3.0'에서는 마법 재능에

api.joara.com

 

 

정주행이 끝나면 재주행할 생각입니다. 현재 177화 달리는 중으로, 이번 챕터가 끝나면 잠시 쉬었다가 다른 소설 읽고 재주행하겠지요.

 

 

소설의 시작은 간단합니다. 가상현실, 혹은 증강현실 게임에서 세 번째 업데이트를 앞두고 캐릭터를 설정합니다. 앞서와는 달리, 이번에는 온갖 마법 재능을 다 찍고, 그 대신 여러 페널티를 감당하기로 합니다. 30점 만점 기준으로, 마력보유량과 연산능력, 제어능력, 마나 감응력, 친화력은 모두 20점 후반대로 넣고, 대신 육체 관련 능력은 모두 한 자릿수로 매겨둡니다. 극단적이지만 게임 캐릭터니까 문제 없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 '물몸'으로 게임 속 세상에서 깨어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깨어난 곳은 웬 공장. 거기서 정신이 든 레녹은 죽기 일보 직전의 상태로 일하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감독관들이, 시체를 치울 거라 생각하며 일하는 상황을 내버려 둘 정도로요. 그리고 거기서 만난 아주 작은 선의 혹은 동정을 통해 각성합니다. 감독관들이 피우는 연초-담배가, 몸의 상태를 아주 확연하게 끌어 올려주면서 정신 역시 초각성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거든요.

첫 번째 스테이지는 공장 탈출, 두 번째 스테이지는 정착하기. 공장을 탈출하고는 도시 변두리의 지구에 정착한 레녹은 반이란 이름으로 의뢰를 하나씩 해결하고, 비루먹은 몸을 움직이기 위한 약을 찾으며, 약과 주거를 위한 여러 의뢰를 받아 해결해 갑니다. 마법의 조합이 보통의 판타지와는 다른 결을 보이는 점도 재미있고, 사이버펑크라는 키워드에서 보이듯 스마트폰과 딥웹, 인공지능과 전력 등등이 모두 존재하는 미래세계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비루먹은 물몸이라 약이 없으면 의뢰 해결이 불가능하고, 몸을 개선하기 위해서 필요한 약을 구하려고 해도 돈이 필요하고, 그런 선...인지 악인지 헷갈리는 순환 속에서 주인공은 세계를 둘러싼 비밀에 다가갑니다. 이미 초반부터 주인공이 손대지 못하는 초인들의 존재가 나타나는데다, 주인공이 아주 강력한 핸디캡을 들고 있다보니, 대저 판타지나 무협이 밟기 쉬운 '지나치게 빠르게 성장하여 재미의 동력을 잃어버리는' 상황은 아직 안왔습니다. 무엇보다 닫힌 세계의 이야기이고, 프롤로그 때문에라도 이 세계를 모형정원 들여다보듯 보게 됩니다. 그래요... 모형정원.... 테라리움...

 

 

마음에 드는 부분 중에는 지팡이 없이, 총을 보조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각성을 위한 담배-연초를 물고 있고, 거기에 총에다 여러 보조마법을 걸어 사용한다는 점. 주인공이 두 번째로 키웠던 캐릭터가 마총사였던 터라 가능한 기예지요. 근접 전투도 도핑하면 그럭저럭 버티고, 원거리는 총으로 날리며, 광역기는 역시 마법. 아. 이 익숙한 마법의 향취는, 연방의 하얀악마가 아니라 다른 곳의 하얀악마와 동료지간인 갈색 단발머리의 평범한 어린이(...)의 그것이군요. 마법의 속성과 물몸 속성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런듯?

 

헛소리는 적당히 하고. 변두리의 우범지대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원래의 이름 외에도, 음지의 이름과 양지의 이름 사이에서 어렵게 균형을 잡아가는 레녹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ㅁ+

 

 

글근육. 약먹는 천재마법사 1-297. 조아라 프리미엄 (2021.7.31 기준). (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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