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어른이 좋아할 그림책, 오른쪽아 어른이 좋아하지 않을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의 반전은 대략 짐작 가능한 이야기라, 짧게 압축하여 각각의 책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왼쪽: 숲에 구멍뚫린 작은 상자가 오는데, 그 안에 있는 누군가는 밖에 나오지 않는다. 뚜껑을 열 수 있도록 도움을 줘보자.

오른쪽: 빵을 너무도 사랑해, 맛있는 빵을 찾아다니는 빵도둑. 제일 맛있다는 간판을 붙인 집에 가서 빵을 훔쳐 나왔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빵 중에서 제일 맛이 없었다. 항의하러 가자.

 

 

왼쪽의 그림은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그림이라 생각합니다. 애들의 그림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런 보들보들한 그림은 어린이들 중에서 연령 낮은쪽보다는 높은 쪽이 더 쉽게 받아들입니다. 낮은 연령대는 색이 화려한 걸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원래 이 책들이 L에게 줄 책들임을 생각하면, L보다는 G나 저의 취향에 더 맞을 책입니다. 오른쪽은 그보다는 그림이 더 강렬합니다. 하지만 메시지가 걸리네요. 빵도둑. 어떤 의미에서는 빵도둑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처음 읽을 때는 도둑이야! 소리가 먼저 튀어나오더랍니다. 게다가, 빵도둑의 정체를 생각하면 더더욱 미묘합니다. 아니, 빵도둑이 날뛰는 빵집의 빵은 그리 먹고 싶지 않아요.-ㅁ-a 고양이가 날뛰는 구도 노리코의 그림책이 조금 더 취향이었습니다.

 

 

최근의 그림책은 아기들이 보는 책이 아니라 그 속의 내용을 살펴 곰씹어 어른들이 읽는 책입니다. 나이를 갈라, 애들만 읽는 책, 수준 낮은 책이라 생각할게 아닙니다. 그런 핑계를 대면서 저는 오늘도 L의 책을 사들이고 있지요. 핫핫핫.

 

어릴적 프뢰벨 전집으로 읽었던 여러 책들도 매우 좋았는데, 거기 실린 그림책의 상당수가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재봉사와 수정궁전이었나, 마법사가 등장하는 그 그림책은 미국 아마존에서 구하려다가 도중에 분실되었지요. 아쉬웠습니다. 그 때는 이하넥스가 없었어요.

지금 다시 도전해도 되긴 하겠지만, 그 때도 없는 재고를 찾아 구한 책이라. 지금은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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