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많이 늦었지요. 도착한지 오래고, 머그는 요즘 손에서 놓지 않고 있으니까요. 잊고 있다가 사진 정리하면서 보여 찬찬히 올려봅니다.
1차 주문을 넣을 때, 마음에 들었던 그릇을 넣으니 배송예정이 4주 뒤랍니다. 재고가 없어 주문을 넣어야 하는 모양이더군요. 고민하다가 그건 빼고 주문했더니, 이런. 재고가 없어 다른 그릇 하나도 재고 확보에 시간이 걸린답니다. 하하하. 그게 4주.
재고 확보에 들어간 그릇은 스웨디시그레이스를 장바구니에 주워 담을 때 가장 먼저 담고, 가장 써보고 싶었던 그릇이었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주문 취소를 위해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어머나. 여기는 주문 취소 버튼이 없고, 메일을 보내야 한답니다. 주문 취소 사유를 '취소 후 재주문 예정'이라 적어 보냈습니다. 영업시간이라 그런지 바로 주문 취소 메일이 날아오더군요. 직원이 직접 결제 취소를 하는 모양입니다. 노르딕네스트는 스웨덴에 있어 한국어 대응 걱정을 했지만 문제 없었습니다. 괜히 걱정했군요. 흠흠.
하여간 그래서 이전에는 안 담았던 다른 제품들까지 주섬주섬 담아 다시 결제를 하고 기다립니다. 나중에 최종 결제 금액 보고 알았지만, 해외원화결제로 이중 환전 수수료가 좀 붙더군요. 13만원 가량이었는데, 몇 천원 정도 추가 결제되었습니다.
(지금 확인해보니 4일 1차 주문, 9일 취소 요청 메일, 그날 취소 확인 메일이 왔고 재주문했습니다. 13.5만 주문에 추가 이중환전수수료는 대략 3천원입니다.)
도착하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으니, 도착한 걸 알고는 덥석 챙겼습니다. 상자를 받았을 때 가장 놀란 건 무게입니다. 아니, 그릇을 주문했는데 왜 이리 가볍지요?
상자를 뜯어도 아리송합니다. 단단히 포장해둬서 절대 깨질 염려는 없겠다 싶더라고요. 반성해라 덴비. 그냥 둘둘 종이에 감싸서 내 소중한 교토 찻잔 깨먹은 일은 잊지 않았다.-ㅁ-+
다만, 그릇이 아니고 매우 가벼운 가운데의 장식물은 그대로 왔습니다. 빨강 버섯입니다.
포장 풀고 확인하니 다 맞습니다. 그러니까 주문한 제품이 그렇게 가벼웠던 겁니다. 로스트란드는 이번에 처음 사보지만 굉장히 취향입니다. 가볍기도 하고, 사용해보면 일상용으로 편하게 쓸 그릇이구나 싶더군요. 원래 사용하던 그릇이 있으니 제일 많이 쓰는 건 저 머그입니다만.
노르딕네스트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같은 스웨디시그레이스 시리즈의 다른 색과 섞어 쓰더군요. 원래 시리즈는 그림은 없고, 요철만 있는 형태라 섞어쓰기 좋습니다. 강렬한 빨강하고 같이 놓으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더군요. 왜 안샀냐 물으시면, 혼자 살림에 접시는 쓸 일이 많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무지의 나무 그릇을 제일 자주 씁니다. 설거지도 간편하고 가벼워서요. 과일도 그 그릇이나, 옛날 옛적에 친구들에게서 생일선물로 받았던(...) 옻칠 사발을 번갈아 쓰지요.
위의 볼은 지금 쓰는 밥그릇에 금이 가서 혹시 몰라 예비로 장만한 겁니다. 생각한 것보다는 가볍고, 살짝 작은 국그릇의 느낌이 있지만, 쓰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설명을 빼먹었군요. 저기 보이는 그릇 중 머그 위로 보이는 다른 무늬는 마이 퍼스트 스웨디시그레이스입니다. 라인이 달라요. 스웨디시그레이스를 노르딕네스트에서 검색했다가 저 독특한 그림에 홀랑 반해서 잡았습니다. 접시류도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 쪽은 아예 없더군요. 손에 착 감길 것 같은 컵은 손잡이가 없습니다. 그릇의 선이 유려해서, 손에 잡으면 쏙 들어옵니다. 다만 크기가 어중간합니다. 종이컵 정도의 용량이라, 평소 제가 안 쓰는 양입니다. 어차피 물 건너에서 구입하면서, '자주 구입하는 곳이 아니니 마음에 드는 건 일단 주문하고 보자!'는 마음으로 샀으니까요. G에게 보여주고는 그대로 떠맡겼습니다. 국수장국 찍어먹을 때 쓰는 장국컵으로도 쓸 수 있겠다고 하더군요. 어쨌건 라인 이름 자체가 '마이 퍼스트 스웨디시그레이스'이니 나중에 L이 써도 좋을 겁니다. 원래 아이들을 위해 낮과 밤 버전으로 나눠 디자인한 거라네요. 제가 산 제품은 밤 버전입니다.
지금 확인해보니 낮 버전은 머그만, 밤 버전은 뒤의 22cm 접시만 남았네요. 그러려니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렵니다.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지만. 남자아이용 여자아이용이 아니라 낮과 밤이라는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멋지다.
그래서 요즘은 거의 이 머그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가볍고 쓰기 좋아요. 용량도 일상적으로 쓰기 딱 좋습니다. 평소 사무실에서 쓰는 머그는 이보다 용량이 더 크지만, 집에서라면 이정도도 괜찮습니다. 더 큰 머그도 여럿 있으니, 필요하다면 다른 머그를 쓰면 됩니다.
이번에 알라딘의 크리스마스 머그를 수령했는데, 생각보다 매우 묵직합니다. 이 컵과 비교하면 더더욱 그렇네요. 그 큰 컵은 용량도 커서, 아마 올 겨울은 이 두 머그를 번갈아 쓰지 않을까 합니다.
...
새 머그를 들였으니 기존 머그는 좀 치워야 하는데 버리기 참 어렵군요.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지.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