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이야기 전에, 잠시 어젯밤의 상황 보고.-ㅁ-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10월부터 동지 전에 찾아온다 했는데, 이번의 우울증은 무기력쪽으로 증세가 나타납니다. 업무들의 쿨타임이 한 차례 돌아서 한숨 돌릴 즈음이라 그런지 만사 귀찮아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의 증세가 올라오네요. 그렇다고 정말로 일을 안하는 건 아니고, 굳이 표현하자면 절전모드입니다. 그 왜, 빙과에서 오레키 호타로가 입에 달고 살았던 저 에너지모드말입니다. 헷.-ㅁ-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가능한 미루고, 해야할 일은 깔끔하게 끝내서 일처리를 합니다. 일을 벌이지 않으니 업무는 줄지만, 전처럼 일이 재미있다며 천수관음모드로 여러 일을 동시에 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라고 적다가. 12월에 지금 업무 폭풍이 휘몰아 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음, 괜찮겠지요...? 이 무지막지한 업무 폭풍의 시즌에 심지어 온라인으로 뭐시기 발표 한다고 발표자들을 모두 한데 모으는 미친 짓을 하는 갑기관 덕분에 출장이 걸렸습니다. 그 출장, 다른 업무랑 겹치지는 않겠지요. .. 설마.-ㅁ-a

당장 내일은 온라인 교육이 있고, 모레는 업무 관련 인터뷰가 있으며, 다음주에는 출장이 있습니다. 그 때 사용할 체력을 비축하는 거라 우겨봅니다.

 

 

 

어쨌건. 사진 이야기로 돌아가지요.

최근 본가 베란다를 열심히 청소중입니다. 베란다가 바로 방이랑 연결되어 있고, 타일형이 아니라 장판이 깔려 있습니다. 원래부터 그랬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지금은 서가 놓고 서재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상 하중이 심각하게 걸려있습니다. 이런 저런 잡동사니가 많이 쌓여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가 방을 치우면서는 서서히 바닥이 보이고 공간이 넓어졌습니다. 상전벽해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한 정도는 됩니다.

하여간 그렇게 베란다를 치우다가, 드디어 피규어들을 다 들어내고 그 안쪽에 들어 있던 짐들까지 꺼냈습니다. 진짜로 몇 년 만에, 그 안쪽에 있는 책이 뭐였는지 살펴볼 기회가 생겼네요. 거기서 피규어 옆에 놓여 있던 액자를 발굴했습니다.

건조기 위에 올려 놓고 찍어서 볼품 없어 보이지만, 아직 벽에다 못 박을지 어떨지를 결정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그냥 위에 고정용 봉 혹은 바를 설치해서 거기에 대롱대롱 매달아 둘까도 검토중이고요. 간편하게 한다면야 그냥 3M 제품을 사다가 벽에 붙여도 됩니다. 벽지에 못을 박는 것이 낫냐, 아니면 벽지가 상할지도 모르지만 접착형 걸이를 달아 둘까를 선택해야하거든요.

 

다른 제품들은 거의가 가벼운 종이나 패브릭 포스터입니다. 하지만 저 액자는 조금 다릅니다. 가볍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액자라서요. G에게 선물로 받았던 그림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G에게서 노트북 구입 보조비를 받고는 뜨끔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노라니 더 뜨끔합니다. 저 그림 가격도 절대 낮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절대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을 다니지 못하는 지금 보니 더더욱 흐뭇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해서요. 저야 배낭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다닐 일이 없겠지만 누군가가 배낭여행 다닌 이야기는 좋아합니다. 그 당시 이글루스에 올라오던 봉현님의 그림도 매우 좋아했으니까요. 책으로 나왔을 때는 블로그에서 보았던 느낌과는 조금 달라서 더 아쉬웠고, 올라온 그림이 다 실린 것이 아니라 더더욱 아쉬웠지요. 그래서 엽서를 소장할 기회가 있었을 때는 덥석 물었던 것이고, 그 다음 전시회 때 이 그림을 보고도 소장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던 겁니다.

 

G가 이 때 그림을 왜 사줬는지는 잊었습니다. 하도 오래 전 일이라 그렇고요. 하지만 올해는 G에게 차-Lego 10252-도 한 대 사줬고, 쓰던 핸드폰도 고이 넘겼고-iphone XR-, 작년에 쓰다가 떨어뜨려서 모서리 액정이 아주 조금 파손된 아이패드 2세대도 사용하라고 넘겼습니다. 레고야 그렇다 치고, 핸드폰은 일본에서 구입해왔다가 모종의 사유로 SE2로 교체하며 G에게 넘겼습니다. 업무용 폰으로 쓰라면서 줬더니만, 그 얼마 뒤에 G가 핸드폰을 떨어 뜨려 액정이 망가지면서 제 XR을 그 다음 폰으로 바로 이어 쓰더군요. 거기에 아이패드는, 베젤부분의 액정만 파손된 것이라, 매립형에 가까운 커다란 케이스를 씌워두니 L의 장난감이 되었습니다. 아니 뭐, 그 외에도 사놓고 안 쓰던 여러 기기들이 G에게 갔지요. PS3이라든지 기타 등등.

받기만 해서 이건 꼭 줘야겠다며 이번의 노트북 구입비에 더해줬습니다. 음. 노트북도 사진 찍어 뒀으니 조만간 올려보겠습니다.

 

 

하여간 이번 주말은 노트북 세팅을 잡는 것이 일이네요. 그것도 재미가 아니라 일이란게 번거로운 지점이지만, 그래도 안하면 안되는 일이니까요. D 드라이브에 들어간 업무용 파일이 계속 오류를 일으키는 바람에 급하게 검색해서 하나 잡아뒀습니다. .. 그런 의미에서 이름도 잘 세팅할 겁니다. 어느 나라 언어로 할 것인지 고민중. 이러다가 만사 귀찮아지면 반쯤 꼬아서 이름 붙일지도요.

 

 

아. 그래서 결론.

붙일 포스터는 많은데 뭘로 붙여야 좋을지 감이 안옵니다. 끄응. 뭐가 좋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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