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10월부터 동지즈음까지는 우울해에 빠져듭니다. 블로그 보면 아시겠지만 대체적으로 12월 초, 혹은 동지가 지나면 괜찮아지고요. 2014년은 백수 탈출 막바지에 이런 저런 일이 겹쳐 그럴 정신도 없었지만, 그 뒤로도 주욱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는 병원 다니기 시작하면서 조절이 가능해집니다.

올해는 약을 줄인다며 먹다 안 먹다 하다보니 조금 오르락 내리락 하긴 합니다. 그래도 갑자기 휙 몰아칠 때가 있긴 있어요. 글 쓰려고 폴더 뒤지다보니 트위터에서 구해온 그림이 나오네요. Save Your Self. 아니.. 정말로. 이거 장바구니로 내놓으셨다면 덥석 질렀을 겁니다. 통판으로 안 내주시려나ㅠ

 

https://twitter.com/s_lemong/status/1214428837791989760?s=20

 

통판끗!🔥🍑레몽(ง๏∇๏)ว on Twitter

“나는 쟉고 귀여워”

twitter.com

 

『내가 키운 S급』 내용을 알고 있으니 저 말들이 그냥 안 들린다니까요. 하하하하하하.

 

 

 

지난 주 운전하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러니까 트위터 해시태그로, #중2의_나에게_하고싶은_말 쯤. 정말로 문득, 중학교 때의 나를 만난다면 지금의 나를 어떻게 소개할까라는 헛생각을 했더랍니다. 트위터 해시태그로 이런 if문-가정 상황이 많이 올라오잖아요.

나름 만족했습니다.

중학교 때, 더 정확히는 고등학교 때 진로 결정했을 때는 망설임이 많았지요. 지금 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었나요?"라고 물었을 때는 단호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응."

 

그야, 직장 있고요. 공부도 그럭저럭 했고요. 십자수도, 손재주도 그 때보다는 훨씬 낫고요. 고등학교 때보다는 체력도 건강도 낫습니다. 물론 기력은 그 때가 낫습니다. 지금은 그저 늘어지는 걸 좋아할 따름이니 더 게으릅니다. 나이 때문이라고 우기지만 진실은 저도 모릅니다.

거기에 커다란 책장과 책들도 있고요, 만화책도 있고, 노트북도 있습니다. 십대에 꿈꿨던 것들 상당수가 손 안에 있습니다. 그 때는 티세트도 있었으면 했지만 나이 먹으니 부질 없더군요. 공간이 없어 찻잔만 여럿 들였습니다. 홍차도 커피도 원하는 걸 골라 마실 수 있을 여유가 있습니다. 그 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낫네요. ... 이거 웹소설의 회귀 클리셰이지 않나 싶지만 슬쩍 무시하고 넘어갑니다.

 

그 때의 내가 원하는 모습을 얼추 갖췄으니, 그럭저럭 성공한 삶입니다. 그러니 그 다음은 더 후회하지 않도록 다져야겠어요.'ㅂ' 그런 의미에서 분리수거 더 하러 가야지. 이번 주에는 세이버 릴리 모시고 올라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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