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디테일』 감상은 올렸나 확인했더니 앞서 다른 종이책들과 함께 올렸더랍니다. 어젯밤 읽은 베갯머리 책이 이 책이었지요.

 

알라딘에서 평가를 보면 도쿄쪽이 높고, 교토쪽이 낮습니다. 도쿄편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기에 교토편도 기대는 안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교토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이 한참 전이라, 2019년의 정보를 받아보니 신선하기도 했고요. 이전에 갔던 교토와 다른 모습도 많이 보이더랍니다. 무엇보다 버스 시스템이 굉장히 최첨단(..)이 되었더군요. 시스템이 좋다지만 뭐, 한국은 광고가 덕지덕지 붙은 안내판이지만, 이쪽은 대중교통 정보만을 다루다보니 매우 깔끔해서 좋다 느꼈습니다.

 

www.youtube.com/watch?v=bDHObXuNg-I

 

그 김에 교토의 단풍도 보고 갑시다. 눈 정화하기에는 좋은 영상입니다. 어제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추천을 받았지요.

 

 

이 책의 평가가 낮은 이유는 대강 짐작이 됩니다. 도쿄편은 그간 모아놓았던 노트를 정리했다면, 교토편은 6일간의 여행을 통해 체험한 교토의 모습을 다룹니다. 그렇다보니 교토 여행을 자주 다니던 사람들이 바란, 그런 정보는 많지 않습니다. 이미 다른 책에서 다룬 여러 가게들의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숙소 이야기나, 다른 지역의 정보도 맞는지 아닌지 교차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걸렸던 부분은 디앤디파트먼트(p.216)의 이야기입니다. 일부를 적어볼까요.

 

(중략) 사실 디앤디파트먼트가 신사 안에 매장을 건립하기까지는 쉽지 않았습니다. 신을 모시는 곳에 상업 브랜드가 들어오는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일입니다. 불교계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입니다.(하략)

 

와아.

어디서부터 지적해야할까요. 이 앞부분에는 디앤디파트먼트를 통해 동네 사찰을 경험했고, 신사의 존재와 매력을 처음 알았답니다.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감도 안오네요.

 

일단.

저 인용구에 등장하는 '신을 모시는 곳에 상업 브랜드가 들어오는 것'은 한국에서도 자주 보지 않나요. 수많은 교회와 그 카페들이 스스로 증명하고 있지 않나요. 아니, 다른 곳 아니라 명동성당만 봐도 그 주변의 가톨릭 회관에 상업브랜드가 많지요. 상업 브랜드를 대형 프랜차이즈라고 하기에, 여기서 소개한 '디앤디파트먼트'는 프랜차이즈이기는 하나 성격이 좀 달라보입니다. 무엇보다 교토점은 교토조형예대와 협력하여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사업도 벌이는 지역밀착형 상점 역할도 합니다.

 

두 번째.

사찰과 신사를 헷갈리면 어떡합니까. 사찰은 법당, 불교 관련 종교시설입니다. 신사는 신도, 일본의 전통종교로 신을 모시는 종교시설입니다. 둘은 다릅니다. 그래서, 디앤디파트먼트가 들어간 곳은 사찰입니까, 신사입니까, 아니면 그 둘이 같이 있습니까? 아니, 교토라면 이 둘은 분리되어 있지 않나요.

 

결론적으로 디앤디파트먼트의 매장은 사찰 안에 있습니다. (www.d-department.com/ext/shop.html)

그러니 신사 안에 세운 것이 아니며, 무엇보다 불교는 '신'을 모시지 않습니다. 일본의 불교는 또 다른가요. 신을 모시던가요.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도 신이라면 신이랄 수 있던가. 아니, 애초에 절을 왜 신사라고?

 

 

종교에 굉장히 민감한 인간이라, 특히 불교에 대해 이상한 소리가 나면 벌떡 일어나 항의하는 일이 많습니다. 정확히는 특정 종교집단이 이상한 소리할 때 더욱 분노하지요. 그래서 이 책을 읽다가 잠시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끝까지 읽기는 읽었습니다. 정말, 여행 가고 싶어지더군요.

 

 

생각노트. 『교토의 디테일』. 북바이퍼블리(미래엔), 2020,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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