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되는 이야기라면서 돌아다니는 그,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이야기 말입니다만. 원전이 어딘지 알 수 없네요. 어릴 적 탈무드도 이것저것 읽었고, 아라비안 나이트도 완역판은 아니더라도 그 비슷한 건 읽었고. 하여간 어릴 때는 탐식하듯 가리지 않고 다 읽었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내용의 이야기는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나이 먹어서 비교적 최근에 들은 이야기네요. 그렇기 때문에 저 이야기의 원전이 옛 이야기라는 건 좀 의심하는 중입니다. 원전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나온 책을 본 적이 없어서 더 그렇고요. .. 혹시 아시는 분?

 

 

어쨌건.

사진은 보면 아시겠지만 골고다 언덕의 그 고행길입니다. 십자가의 길이 떠오르는 연작이고요. 한성대입구역에서 걸어 올라가는 길에 있는 공방에 갔다가 보고는 허락 받고 찍었습니다. 금속공예로 만든 저 간결한 상들이 말하는 것이 선명하게 와 닿아서 깊게 기억에 남더군요. 어떤 성화보다도, 어떤 입상보다도 뇌리에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집에 두고 싶은 마음 반,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나머지의 반, 그러면 아니된다 말리는 마음이 그 나머지쯤. 하하하하하하.

 

 

지난 일요일에 크게 앓고 나서 어제는 업무 적응하느라 정신 없었다면, 오늘은 업무 쫓아다니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오늘은 연수 '듣는' 날이니까 괜찮을거라 생각했던 오늘 아침의 저에게 한 방 날리고 싶었습니다. 아침에 좌충우돌하다가, 듣다가, 또 중간중간 업무 처리하다가. 원격 연수라서 사무실에서 들어야 했는데, 그렇다보니 업무 처리와 연수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더군요. 안 그럴 거라 생각하던 저를 무릎 꿇려 놓고 야단치고 싶습니다. 그 뒷 수습을 제가 했으니 야단 칠만 하죠. .. 그렇게라도 분리하지 않으면 분통이 터져 복장 뒤집어질 지경입니다. 게다가 아침에 괜찮다며 걸어 출근했다가 당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커피와 영양제만 들이부은 위장이 반항하면서 출근길부터 뻗었거든요. 그 때 이미 조짐을 봐야했습니다. 하하하하하.

 

 

어제 업무 적응이 정신 없던 건 개인적인 업무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여파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오늘 드디어 마무리를 했으니 마음은 편합니다. 게다가 그간 발견 안되고 있던 듀나벨이 옷 사이에 숨어 있다가 발굴되어 마음도 편하고요. 요 몇 주 동안 듀나벨이 보이지 않아서 혹시 이삿짐 옮기는 과정에 분실한 건 아닐까 고민했던 찰나였습니다. 앵무새 두 마리도 책장에 올려 놓았고, 듀나벨도 잘 챙겼으니 언제 한 번 책장을 찍어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내일 찍지 않으면, 이번 주에 짊어 지고 올 책들은 난장일 거라 좀 걱정되네요. 책장 위에서 햇빛 받았던 책들이기 때문에 상태가 영 좋지 않을 겁니다. 하. 하지만 그 책들은 스캔하든 텍스트 뜨든 해서 남겨야 합니다. 절판된 책들이거든요. 저작권 문제는 좀 알아봐야 할테지만....

추석 기간 중에 새집에 있다면 스캔도 마음 편히 하겠지만 그럴 시간은 없습니다. .. 아니, 미리 귀성-이 아니라 귀가할까요. 새집을 집이라 부르고 있는 걸 보면, 진짜 본가에서 독립하긴 했나봅니다. 심정적으로도 분리독립이 이루어지나 보군요. 역시 독립은 주거의 자유가 필수로군요.

 

결론이 이상한 건 이 글이 일기이기 때문입니다. 흠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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