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한 달 뒤로 밀렸던 티 페스티발에 다녀왔습니다. 그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주중에 문자를 받고 알았습니다. 사전등록을 해뒀더니 문자로 일시와 시간, 장소, 그리고 입장순서 등을 안내하더군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온라인 문진표가 있었습니다. 사전 작성해달라 하길래 또 잊고 있다가, 코엑스로 이동하면서 작성했습니다. 간략한 내용으로, 코로나19의 증상이 있는지, 질본의 2주 격리 안내를 받은 적 있는지 등의 '문진'입니다. 거짓으로 작성한다면 만약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그 후폭풍이 상당하겠지요.

 

오전에 온라인 교육이 있어 참석했다가, 조금 느지막이 출발했습니다. 들어간 건 3시쯤이었고 나온 건 4시경입니다. 부스가 많지 않아서 둘러보기는 좋았습니다.

 

 

 

홀은 코엑스B홀, 예전에는 대서양홀이라 불리던 1층 안쪽 홀입니다. 들어가보니 부스 사이가 매우 널찍합니다. 예전에 일러스트페어 때도 방문해봤지만, 그 때는 빽빽하게 했다면, 이번에는 그 넓은 홀에 부스를 띄엄띄엄 놓았습니다. 통로가 넓으니 돌아다니기 편하고, 관람객들도 수월하게 다닙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사람이 없습니다. 입장할 때도 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갔으니까요.

들어가기 전에 사전문진표 작성하고, 손소독을 하고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입장표를 받고, 체온을 재고 들어갑니다. 당연히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시음은 할 때는 어떻게 하나 했더니만, 1회용컵을 사용하고 가능하면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실 때야 벗을 수밖에 없지요. 아예 전담 진행요원이 돌아다니면서 마스크 착용하도록 안내도 하고 있고요.

 

 

 

 

작은 다구들. 평소 쓰는 머그나 컵을 생각하면 실용성은 매우 떨어집니다. 최소 300ml는 되어야 일상적으로 쓰는데, 저기 보이는 다구들은 매우 작습니다. 그러니 용도는 인형놀이용이 되지요.

 

 

 

왼쪽은 진짜 연못입니다. 연꽃이 잎 가운데 있는데, 연잎의 잎맥이 매우 섬세합니다. 홀린듯이 찍었지요. 오른쪽은, 저 뒤의 맨 위 선반을 보시면 찍은 이유를 아실 겁니다. 아, 나 쟤 알아. 교과서에서 봤어.

 

 

젓가락 받침들이 귀엽지요. 거기에 오른쪽에 보이는 3단 트레이도 멋지고요. 오른쪽의 잎사귀 모양 3단 접시는 전통과자나 화과자 올리면 색이 잘 어울릴겁니다. 다식 올려도 ... ... ... 적어 놓고는 제가 지름신에 발등 찍힌 꼴이군요. 가격 물어보고 올 걸 그랬나.

 

 

 

여기저기서 찍어온 사진들. 귀여운 그릇이 많아 눈이 행복했습니다. 덕분에 삶의 기력도 조금이나마 얻었군요. 훗훗훗.

 

 

 

왼쪽의 닭들은 진지하게 구입을 고려했습니다. 앞쪽의 작은 암탉들은 마리당 1만원. 모셔오기 좋아서 하나 살까 고민했는데 또 참았습니다. 다음에 또 인연이 된다면, 그 때는 작은 닭이 아니라 큰 닭을 모셔올겁니다. 큰 암탉으로 두 마리.

 

오른쪽의 맷돌커피도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만. 시음은 가능한 피하는 상황이라 눈으로만 보고 돌아 나왔습니다. 저 맷돌 갖고 싶지만, 평소 커피내릴 때, 커피 가는 걸 매우 번거로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두 번 써먹고는 안쪽에 모셔둘 낌새라 포기했습니다. 역시 차도구보다는 커피도구 지름신이 더 무섭습니다.

 

 

 

초상권 문제가 일어날 정도로 선명하게 얼굴이 찍히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잘랐습니다. 그림이 매우 섬세하다 생각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부부 도예가로 유명하다는군요. 백암요. 진짜, 저 푸른 그림들이 눈을 홀렸습니다.

 

 

 

왼쪽은 1인용, 혼자 쓰는 다기입니다. 자사호는 아니지만 매우 귀엽지요. 한국차나 중국차 마시기에 딱 좋은 다기지만, 저는 둘다 안 마십니다. 간신히 지름신을 피하고 나니, 오른쪽의 도구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차보다는 커피 드립에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지만 손대면 안됩니다. 손대면....

 

 

 

자아. 이제 절반쯤 둘러봤습니다. 중앙 복도로 나왔네요. 여기도 아주, 광활하게 공간을 나눴습니다. 사진찍은 등 뒤가 출입구니, 왼쪽은 주로 다구, 오른쪽은 주로 차와 차가공상품, 차관련상품이 있습니다. 관련상품이라기에는 묘하지만 원석 가공 액세서리나 천연염색옷 등도 오른쪽에 있습니다.

 

 

 

 

돌아보던 중 가장 혹하던 이 부스. 제가 홍차파라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홀랑 넘어갔을 겁니다. 가격도 상당히 마음에 들더군요. 왼쪽 사진 오른편에 거의 찍히다 만 차시가 있는데, 케이스까지 포함해서 3만원. 으으으. 진짜 혹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쓸 일이 없지요.

 

 

 

왼쪽의 티코지들. 매우 귀엽습니다. 하지만 티코지.. 요즘 홍차 거의 안마시거든요. 마지막으로 홍차 마신지 얼마나되었는지도 기억 안납니다. 요즘은 커피파입니다. 홍차가 위를 자극하는 일이 있어 얌전히 줄이다가, 요즘에는 커피만 신나게 마십니다.

옆의 차보자기도 멋집니다. 특히 연잎 같아 보이는 저 모습. 바느질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옵니다./ㅅ/

 

 

 

 

사진은 거의 안 찍었지만, 보이차종류도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왼쪽은 대만차, 오른쪽은 자사호입니다. 자사호를 내놓은 부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취향 아니라 안 찍은 은제다구도 많았고요.

 

 

세계교회차문화부스도 있더군요. 그냥 보고 슬쩍 넘어간 수준. 어, 애프터눈 티세트는 영국의 풍습이니 굳이 따지자면 영국 성공회..?

아, 이번 차문화대전에는 홍차부스를 못만났습니다. 트와이닝이나 아마드 등등이 안 보이더군요. 아마도 카페쇼 때는 조금 가라앉을 거라 생각해 그 때까지 기다리려나 봅니다. 근데 지금 분위기 봐서는 카페쇼 때도 매우 정신 없을 건데, 어떨라나요. 11월에는 잦아들기를 기다려봅니다.

 

 

한 번 더 가면 카드 절제하지 못하고 마구 휘두를 겁니다. 무서우니 내일은 얌전히 집에서 체력 보전하겠습니다. 당장 월요일에는 출장이 있고요, 오늘 원고 청탁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간략하게 적어 내라 했지만 그래도 최소 A4 한 장은, 조근조근 불만 사항 기재해서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니 내일은 얌전히 집에서 놀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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