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에게 곰표 밀맥주가 맛이 꽤 괜찮다는 트윗이 돈다 했더니, 집 근처에 있던 편의점에서 곰표 밀맥주를 사다가 쟁여뒀습니다. 더불어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구입한 오키나와 드래프트 비어도 함께 말이지요. 일본 맥주는 안사줘도 오키나와 맥주는 사도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섬마을의 특성이라 그런 건 아니고, 오키나와가 일본에 강제 병합된 것이 비교적 최근의 일인데다가 그 뒤에 일어난 대동아전쟁-이라고 주장하는 그 태평양 전쟁 때 엄청나게 고생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아직도 오키나와는 못가봤습니다. 다음 여행을 언제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과연.... 코로나19 뒤에 코로나20이나, 최근 중국에서 뉴스로 나왔다는 돼지독감이 돌지도 모르지요. 여행 다시 못갈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훌쩍) 각오라 하지만, 평소하던대로 미리 체념하고, 가면 좋은 거다라며 주기적으로 으아아아아아악! 사자후를 내갈깁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여행 가고 싶다며 절규합니다. 작년에 비하면 너무 오랫동안 얌전히 있었지요. 지금 체력을 보면 여행 간다 해도 좋은 일이 아닌데. 그러한데....

 

 

그런 스트레스 때문인지 지난 달 음주 지수가 좀 높았습니다. 재난 지원금은 거의가 다 식비로 들어갔고, 그 중 상당 비용이 맥주였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식생활이죠. 자기 전 한 캔씩 비우다보니, 처음에는 조금 취하던 맥주들도 뒤로 가면 갈 수록 안 취하더라고요?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다가 결정적인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주, 갑자기 온몸을 긁기 시작합니다. 팔다리뿐만 아니라 온 몸을 긁어대더니, 심지어는 두피도 가렵더군요. 심각하게 원인을 고찰했지만 평소 식생활에 하도 문제가 있으니 뭐가 문제인지 파악도 안되고. 수면부족이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또 확신은 안서고. 체중증가나 체력부족, 기력부족, 더운 날씨까지 짚이는 부분이 너무 많더랍니다. 그래서 지난 주에 병원 약 처방 받으면서 알콜금지령도 같이 내려왔습니다. 물론 밀가루와 기름진 것도 안되고, 알콜도 안되고. 우유나 달걀도 가능한 피하라 하더군요.

먹을 수 있는 것이 뭐냐 묻고 싶습니다. 크흑.

 

 

그래서 지금은 저 사진의 맥주들이 그림의 떡입니다. 항히스타민제 덕분에 가려움은 가라앉았지만 언제 도로 올라올지 모르지요. 특별한 증상도 없고 그저 벌겋게 손톱자국이 날 때까지 긁고 있으니 무섭습니다. 이런 피부염은 어릴 적에만 앓고 최근에는 없었거든요.

 

 

곰표 밀맥주는 아버지와 나눠 마셨습니다. 안주는 저기 보이는 저 코스트코 닭다리였고요. 새로 나온 밀맥주라 하니 아버지도 호기심에 한 잔 따라 마셨는데, 맛이 없다 하시더군요. 저도 처음 마실 때는 잘 몰랐지만 두 번째 마시니 아버지가 싫다던 그 이유를 알만 하더랍니다. 마시면 끝맛이 살짝 새콤하게 올라오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향이 들어갔습니다. 검색해보니 감귤류는 아니고 열대과일향이라는군요. 어쨌건 그런 향이 끝맛으로 올라옵니다. 맥주의 새콤한 과일향을 즐긴다면 괜찮겠지만, 그런 신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불호라 할 겁니다. 마찬가지로 감귤계 향이 도는 제주백록담과 비교해서 마셔도 재미있겠네요.

 

취향 차이겠지만, 마셔보니 곰표 밀맥주보다 저 오키나와 맥주가 더 좋았습니다. 제 취향이더군요. 주변 편의점에서 구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이지만, 그래서 더 좋은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구할 수 없어서 못 마시니, 몸 상태 좋아지면 그 때를 기약할 수 있으니까요. 일단 다음 주까지는 확실히 금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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