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무거우니 사진이라도 귀여운 인형을 넣어봅니다. 아직 예약주문중인 의사님입니다.(링크)

 

 

이 이야기가 언제 트위터에서 돌았는지는 잊었습니다. 발단도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강 이런 이야기였을 거란 짐작만 해봅니다.

 

그러니까 어느 누군가가 트윗으로, '대체불가능한 인력이 되는 것이 좋다.' '그런 능력을 키워라'라는 이야기를 한 모양인지, 이에 대한 반박 의견이 상당히 돌았습니다. 누군가는 '대체불가능한 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회사든 사람이 나면 그 자리는 또 자연스럽게 메꿔진다.'는 이야기를 했고, 또 누군가는 '대체불가능한 인력이란 결국 10인분의 일을 1인분의 임금만 받고 일하는 사람이다.' '대체불가능한 인력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탈출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위의 의견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회사에서 필요불가결한, 대체불가능한 인력이 되어야 높은 보상을 받고, 또한 인력 가치가 높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붙잠아 두려고 노력한다.

2.위의 의견은 이상적인 주장이며, 실제로 대체불가능한 인력은 적은 돈을 받고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만약 이런 사람이 그만두면 다른 이들을 더 고용해 일을 시키면 된다. 그러므로 당신이 대체불가능한 인력이라 소리를 듣는다면 당신은 돈을 적게 받고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 회사를 탈출해라.

 

앞뒤 상황을 보면 맞지요. 맞습니다. 4차산업혁명 뭐라뭐라 하지만 결국에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어 어디서든 환영받는다면 문제 없습니다. 그러니 그런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런 인재가 되어야 하고요. 하지만 그 능력이 무엇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의 의견처럼 몇몇 직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품처럼 뺐다 끼웠다 할 수 있는 것인가요. 대기업이 그렇듯, 일단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다가 가르치면 매뉴얼에 따라 어떤 일이든 익숙하게 할 수 있을까요. 아니, 대기업은 아예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다 가르치고, 못 따라가면 도태시키는 방법을 쓰지요. 중소기업은 일단 뽑아 놓고 쓰고요. 이러니 시스템이 다르면 필요로 하는 사람도 다르겠지요. 어디서는 잘 배워서 시키는 대로 잘 할 사람이 필요하고, 어디서는 일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바로 수행할 수 있고, 1인분으로 여러 몫을 해낼 수 있는 그런 이가 좋고요.

 

뭐.. 그거야 사람이 회사 구할 때도 비슷하지 않나요.'ㅂ'a

 

대체적으로 제 탐라에서는 대체불가능한 인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였습니다. 회사에서 말하는 대체불가능한 인력은 부려먹기 좋은 인력이며, 자신이 그렇게 불리고 있다면 그 기업은 블랙기업이니 탈출하라는. 그런 트윗이 많았습니다.

다만, 대체불가능한 인력이 있다고 말하는 트윗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대체 가능할 것 같아 보이지만, 정작 새로운 인력이 들어와서 프로젝트를 끌고 가다보면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결과물이 달라진다고요. 이 경우는 프로젝트 관리자나 중간관리자가 바뀌는 사례가 됩니다. 그렇다면 관리자가 아닌 일반 업무 담당자라면 어떨까요.

 

 

주변의 사례에서 대체불가능한 인력의 존재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곳은 학교입니다. 의외라면 의외고 또 들여다보면 당장에 이해가 됩니다. 같은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라해도,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라해도, 개개인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교사가 들어오면 새롭습니다. 교수법도 다르고 업무 방식도 다르니까요. 학교의 사례를 들고 나오면 대체불가능한 인력은 있다는데 고개를 끄덕입니다. 학교 관리자급이 교장이나 교감이 바뀌면 교사도 바뀝니다. 학교의 분위기를 주도하는게 저 관리직들이라, 만약 분위기가 좋다가도 관리자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이상하다 싶으면 교사들이 다른 학교로 이동합니다. 관리자의 교체주기는 교사의 교체주기보다 짧지만,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조금만 이상해도 다들 도망가더군요. 물론 학생이나 학부모의 존재가 있지만, 결국 학생이나 학부모도 영향을 미치는 건 약 3년입니다. 졸업생이나 동창생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은 학교에 아주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정도라, 일상적인 사건 내에서는 드뭅니다.

더 정확히는, 큰 사건이 일어났어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은 많지 않아요. 학부모의 경우도, '학부모'인 기간이 보통 3년이라 길지 않은 겁니다.

 

 

관리자 혹은 교사 한 명이 들어와서 분위기를 바꾼다, 망친다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 또한 대체불가능한 인력의 존재를 증명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니,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하잖아요. 제 목표는 대체불가능한 인력이 아니라, 난자리를 안다고 하는 그런 인력이 되는 겁니다. 대체불가능까지는 아니더라도 저기는 현실적으로 해볼만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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