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간식은 멋대로 만든 조어입니다. 특정 철에만 나타나는 새가 철새고, 같은 지역에 터를 잡고 사는 새가 텃새라면, 계절음식 혹은 제철음식에 대응하는 말은 텃간식이 아닐까-라는 망상에서 비롯되었지요. 그냥 연중간식이라 불러도 됩니다. 그러니 망상이고 헛소리인거죠.

 

호떡은 참 맛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붕어빵보다 찾기 어렵습니다. 붕어빵 노점은 그래도 저기 은행사거리 근처에 하나 있지만, 호떡 노점은 운영하시던 할머니가 장사를 접으셨나봐요. 저도 몇 번 못봤습니다. 하기야 가격도 저렴했고, 잘 안 팔리기도 했고, 그러니 장사 포기하셔도 이상치 않아요. 품은 많이 드니까요. 그만큼 많이 안 팔렸다는 이야깁니다.

 

서울에서도 호떡노점은 있지만, 변주 안 들어간 보통의 호떡은 찾기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호떡을 튀겨내듯 구워내는 방식이나, 견과류를 듬뿍 넣은 방식이 유행하더군요. 거기에 클로렐라 호떡이니 호박호떡이니 하여 반죽도 변주됩니다. 하지만 제가 찾는 건 옛날 방식의 호떡이었으니 찾기가 어렵죠. 게다가 일부러 찾아 나서야 하는 것도 번거롭고요.

 

물론 시판 믹스를 쓰면 되긴 하나, 그거 하나 해먹자고 믹스 사다가 반죽하고 구워서 눌러 만드는 건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호떡의 묘미는 납작해야 제맛이니, 호떡주걱은 필수죠. 아니, 누름틀이라 부르나요. 그게 없으면 만들기 힘들고, 그 도구 챙겨두기에는 제 주방은 작습니다. .. 뭐라해도 핑계입니다. 나름 만족할만한 호떡이 손에 들어왔으니까요.

구하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냉동 호떡도 괜찮게 나오더군요. 게다가 양도 많지 않습니다. 대량이 아니라, 두세 번 먹을 정도의 양입니다. 그리하여 한 팩 사다가 이틀만에 홀랑 해치우고, 그 다음에도 또 한 팩 사다가 끼니 겸 간식으로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취향보다는 견과가 조금 많았지만 허용범위 안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름을 따로 두르지 않아도, 자체의 기름만으로도 충분히 잘 구워집니다. 덕분에 이제는 호떡이 먹고 싶으면 그저 주문만 하면 됩니다.

 

세상 참 좋아졌....... 그러기엔 제 나이가 아직 어리군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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