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TV에서 광고를 보면 넋 놓고 보다가 저 광고 뭐냐 싶은 게 있지요. 그런 광고가 하나 둘이 아니지만, 요즘에 눈이 가는 건 항상 맨 마지막에 서야 확인합니다. 아. 이거 브라이틀링Breitling이었지, 하는 거죠. 유튜브에 광고 올라온 것이 있나 찾아보러 갔더니만 음......... 미묘함.

 

 

 

 

 

위의 영상은 7분짜리입니다. TV에서 보던 광고는 찾으려고 했더니만 개인방송 영상들이 만이 잡혀서 얌전히 마음을 접습니다. 하여간 멋있는 건 사실이어요. 하지만 마음을 식게 만든 건 아래의 광고입니다.

 

 

 

 

 

그래요. 이 광고는 2015년 광고니 넘어갈까요? 하여간 브라이틀링 광고는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세련된 모양새로 뽑아냈구나란 감상이 남습니다. 처음 볼 때는 멋지다였지만, 유튜브에 올라온 긴 광고들은 미국 공군의 그 로고를 보여주며, 우리는 군납으로 쓰일 정도로 짱짱해! NASA도 우릴 써! 라고 자신만만하게 외칩니다. 그래, 미국 공군이나 NASA의 미국은 멋지지요. 하지만 눈을 돌려 그 위, 그러니까 통수권자를 보면 사고 싶지 않아요. 사주고 싶지도 않고요.

 

 

갑자기 시계 이야기를 꺼낸건 오늘 탐라에 시계가 스쳐지나갔기 때문입니다. 파텍 필립이 말이지요. 어느 분이 적금 들어서 몇 년 안에 파텍 필립 사는 걸 목표로 한다는 트윗을 보고는 저도 아차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적금을 들면, 어쩌면 은퇴할 때 기념으로 멋진 시계 하나 쯤은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정으로 말하는 이유는 인생은 알 수 없는 거라 그렇지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 통장이 정말로 그 사치를 허락할지 알 수 없어 그렇습니다.

 

 

그도 그렇거니와, 제게 시계는 생필품입니다. 생활 필수품. 핸드폰보다 아날로그 시계를 보는 쪽이 더 익숙합니다. 항상 손목에 차고 다니고 수시로 확인합니다. 그래서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선호합니다. 이전에 사용했던 G-Shock에 나름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애플와치 같은 다른 디지털 시계에 눈이 안가는 이유도 같습니다.

 

문제는 그 부분인데, 10대에 선물 받았던 그 시계는 줄을 몇 번이고 갈아 끼우다가 20대 들어서 사망했습니다. 20대에 받은 그 시계는 두 번인가 떨어뜨렸더니 망가진 모양이더군요. 고이 모셔뒀습니다.

그 다음의 시계는 두 번째 시계와 첫 번째 시계 사이에 사용했지만 그 또한 멈췄고요, 같은 시기에 구입했던 다른 시계가 현재의 시계입니다.

첫 번째는 카시오, 두 번째는 국산 제품인걸로 기억하고,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게스입니다. 다섯 번째인 지샥은 구입 시기로 따지면 00년대 초반쯤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특정도 가능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요. 여튼 두 번째와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의 시계는 비슷한 시기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말하면 지금도 사용하는 네 번째 시계와, 다섯 번째 시계는 제 몫이 아니라 G몫입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시계는 여행 선물로 저랑 G가 나란히 받은 거라 그렇습니다. 다섯 번째의 지샥은 구입기도 아주 상세하게 적을 수 있을 정도로-나름 이유가 있는 시계입니다. 흠흠.

 

 

본론으로 돌아가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다보니 외려 파텍필립 같은 고가 제품은 부담스럽습니다. 저도 제가 덤벙거리고 건들거리는 걸 압니다. 그렇다보니 두 번째 시계도, 떨어뜨린 것 두 번에 벽면에 손목 부딪힌 일이 여러 번이라 망가지기도 했지요.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종종 사고는 일어납니다. 안심할 수 없지요. 그러니 비싼 시계를 일상적으로 차고 다니기엔 부담스럽습니다. 은퇴할 시기의 저는 지금보다 훨씬 나이 먹은 뒤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어요.

 

 

 

 

위의 시계는 파텍 필립 5230, 아래는 5930입니다. 가격은 아래가 더 비싸겠지요. 기능이 하나 더 추가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위의 5230 가격 대는 당연히 8자리이고, 지금의 제 전세금을 쏟아 부어도 구입이 불가능합니다. 핫핫핫핫핫... 예쁜 것은 후자지만, 양쪽의 가격차이는 또 대략 8자리. 핫핫핫...

 

 

파텍 필립 가격을 보고 나니 위의 흐름에 따라, 저 시계들은 내가 일상적으로 차고 다닐 수 없어!라는 지당한 결론에 닿았고요, 그럼에도 돈은 모아두면 언젠가 어딘가에 쓸 수 있을 것이라 망상하며 적금 통장을 알아봅니다. 그래요, 지난 번에 올렸던 문페이즈 시계들은 대부분 이 둘 보다는 저렴할겁니다. ..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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