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도 대형 서점은 여럿 있습니다. 뭐 때문이더라, 기노쿠니야는 어떤 일을 계기로 더이상 이용을 안하고 있고요. 가끔 도쿄 신주쿠 지점은 가지만, 책을 보러 가는게 아니라 1층의 원석 가게에 방문하러 갑니다. 그나마도 엊그제 반 클리프 앤 아펠 사진을 보고는 고이 마음을 접었고요.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접하면 그 아래는 건어물로 보입니다. 물론 나름의 아름다움은 있지만, 소소한 들꽃을 보는 듯한 허허로움이 드는 겁니다.(먼산)

 

아, 기노쿠니야의 이용을 접은 이유가 떠올랐습니다. 동명의 슈퍼마켓체인은 우익 논란이 있었다고 기억하고, 서점은 신주쿠 점의 노포 찻집 영업과 관련한 논란 때문에 이용을 안합니다. 몇 년 전의 일이라 가물가물하지만, 기노쿠니야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함께한 노포 찻집의 계약 만료 및 방출을 일방적인 통보로 끝냈을 겁니다. 그 이야기를 접한 뒤로는 기노쿠니야에서 책은 안삽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책은 알라딘에서도 구입 가능하니까요. 정 안되면 아마존을 씁니다. 그리고 도쿄 외의 지역에는 다른 서점이 방문하기 좋습니다. 뭐, 교토는 방문한지 오래되었다 생각했더니 그 사이에 자주 방문하던 준쿠도 교토 BAL지점이 폐점 예정이라 하는군요. 후쿠오카도 준쿠도나 마루젠을 찾아가니 기노쿠니야는 갈 일이 없습니다.

 

삿포로 숙소에서도 사실 기노쿠니야가 더 가깝습니다. 다이마루 길 건너편에 있으니까요. 하지만 기왕 가는 김에 더 멀리 있는 마루젠에 가자 생각했습니다. 하도 숙소에서 움직이길 싫어해서, 제 자신이 생각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하하하핫.

 

 

삿포로 오오도리 공원의 풍경입니다. 작년과는 달리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눈조각 공사가 더딥니다. 다른 지역에서 눈을 퍼왔을까요. 날이 포근하기도 하여 도로쪽도 눈이 거의 녹았지요.

 

마루젠 찾아가는 길에 오오도리 공원을 지났던 터라 찍어봤습니다.

 

 

 

서점 판매대에는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2020' 순위 작품을 열심히 홍보중입니다. .. 그러고 보니 저 책, 한국에 번역서 없던데 말이죠. 내용이 궁금하기도 해서 번역서 나오면 바로 구입할 생각입니다. 영매와 추리작가의 조합이라니. 게다가 연쇄살인마의 추적이라네요.

 

하지만 일본어는 잘 안 읽는 관계로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코너는 사진 많은 책들입니다.

 

 

 

그러니까 Casa Brutus 같은 잡지요. 대체적으로 사진만 넘겨보면서도 매번 사게된단 말입니다. 사올까 하다가, 이날 아침에 캐리어 정리하면서 테트리스에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 얌전히 넘겼습니다. 대신 바로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뒀지요.

 

 

 

다른 서점에서도 종종 봤지만, 마루젠 삿포로는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 더 많아 보입니다. 후쿠오카에서보다도 더 많지 않나 싶네요. 아마도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지은 집 중 하나가 홋카이도 어드메에 있어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 지은집이 많긴 하지만, 그 이야기는 단독으로 출간되었으니까요.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이름 표지가 있는 그 바로 옆, 『빵집의 편지』(한국어 번역서: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2013)가 그 책입니다. 매우 좋아하는 책이고, 아마 서가 어드메에 저 책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아버지께 따로 전달하기 위해 찍은 사진들입니다. 한국에서는 대목이라 부르는 전통가옥건축 목수들은 일본에서 대공이라 부릅니다. .. 아마 맞을 거예요. 목공 관련 책은 여행 갈 때마다 잘 살펴뒀다가 새로 나온 책이 있으면 몇 권씩 구입해오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일단 사진 찍어 보내고 다음에 필요한 책 있다 하시면 주문 넣는 거죠. 이번 여행 때는 캐리어가 아버지 공구로 가득차서 책은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도착한 책들입니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2020년판, 그리고 카사 브루투스와 건축 관련 에세이 한 권. 셋 다 서점에 들러서 봐뒀다가 알라딘에도 있는 걸 확인하고는 장바구니 담아뒀습니다. 주문이야 바로 했지만 도착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네요. 저는 이제 책으로 힐링하러 갑니다. 토요일의 마감은 뒷전으로 놓고, 일단 열심히.. 쥐어짤 생각입니다.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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