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규님이 올린 할로윈 버전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인데, 이 문장이 은근 트라우마 스위치를 누릅니다. 왜냐하면, 어릴 적 보았던 한국의 전래동화에 실린 햇님달님 오누이 삽화가 매우 리얼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전래동화 시리즈의 그림은 모두 유명 화가가 그렸는데, 햇님달님은 극화체도 아니고 생략한 그림이나 수묵화도 아닌 그림이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장화홍련의 그림은 한국적인 수묵화였지요. 아마 이름만 대면 알만한 화백들일겁니다.

 

햇님달님 오누이의 이야기는 어머니가 상당히 나이든 모습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호랑이에게 팔 한 짝, 또 한 짝, 다리 한 짝, 또 한짝을 빼앗깁니다. 다리가 없으면 어떻게 가느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호랑이는 아무렇지 않게 답합니다.

 

"굴러가면 되잖아."

 

... 이노무 자슥....! 어차피 통으로 잡아먹을 거였잖아!

호랑이가 날름 한 번에 먹지 않고 그렇게 먹는데, 그렇습니다. 호랑이를 지금도 싫어한다면 그 원인은 저 이야기일 겁니다. 검은고양이 트라우마의 기원이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고양이』인 것처럼 호랑이 트라우마의 기원은 저겁니다. 공포소설보다 더 무서운 전래동화였지요.

아니, 더듬어 보면 설화 중 장화홍련이나, 아랑이나 마찬가지로 무섭더랍니다. 이번 『미스테리아』에도 장화홍련의 내용분석이 실려서 상당히 공감했습니다. 그참 미묘.....

 

 

 

이번 『미스테리아』보고 궁금한 책이 여럿 애겨서 하나하나 찾아볼 생각입니다. 이것도 다 기획안의 밑거름이 될거라고 애써 수식하면서 말이죠. 하하하하하하. 월요일 장거리 출장을 위해 몇 권 쟁여야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