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관련 논문이 급 궁금해졌던 터라, 관련 논문을 찾아서 출력해 놓고는 까맣게 잊었습니다. 엊그제 책상 정리하다가 발견해서는 그 중 손에 잡히는대로, 재미있는 것을 골라 몇 읽어보았습니다.

 

 

안상원(2017). 웹소설 유료화에 따른 플랫폼과 서사의 변화 양상 연구. 『한국문예창작』, 16(3). p.9-33.
이용준, 최연(2017). 외국 웹소설의 현황과 특성을 통해 본 국내 웹소설 발전의 시사점. 『한국출판학연구』, 43(3). p.113-143.
한혜원, 정은혜(2015). 한국 웹 기반 여성소설에 나타난 서사적 특성 연구. 『한국문예창작』, 14(2). p.81-105.
김경애(2015). 로맨스 웹소설의 구조와 이념 연구. 『현대문학이론연구』, (62). p.63-94.

 

이렇게 네 편입니다. 아마도 로맨스소설이나 웹소설, 검색하다가 걸린 자료인가봅니다. 예전에 찾아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거든요.

 

하여간 이 중 제일 폭소하면서 보았던 것이 세 번째 논문입니다. 한혜원, 정은혜의 2015년 연구요. 처음에는 한국 웹 기반 여성소설이라는 말에 여성소설에 중점을 두고 보았지만, 아닙니다. 이 연구는 마유동과 야밤동, 이레동을 아울러서 여초 커뮤니티라는 '여성 중심의 가상 공동체'에서 생산된 '여성소설'의 서사를 분석한 이야기입니다. 논문에 마유동과 템프동의 게시판 자료까지 소개되어 있거든요. 분석 대상에 피모뿐만 아니라 단요한도 있습니다. 나머지 작가들은, 제가 잘 모르는 작가라 패스. 어쨌건 설화, 그러니까 동양판타지계통의 소설 서사를 중심으로 분석했습니다.

 

안상원(2017)의 논문도 읽다가 폭소했습니다. BL소설과 GL소설의 유입을 언급하면서, 주석으로

성인동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던 작가들(피모, 텐시엘, 장량, 진양, 달군, 비원, 새벽바람, 이젠, 비담 등)이 이전에 출판했던 작품과 신작을 출판 혹은 재연재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기반 유료연재 플랫폼이 일상화되면서 새로운 작가군도 등장하였다(해위, 봄봄치, 르교, 장바누, 밤바담 등)

이라는 내용이 붙었습니다.(먼산) 주석 확인하고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리고 아예 이 논문에서 언급하는 것이 조아라의 파탄난 프로젝트인 '개과천선 프로젝트'와 레진의 웹소설 서비스 일방 종료입니다. 전자의 주석으로는 마술사D의 『크리스탈 로드』 와 관련된 표절건도 소개됩니다. 그러니까 수잔 그리핀 作 『매혹의 여인들』 내용을 그대로 갖다 적었다는 표절 이야기를 간략하게 설명하는군요. 레진 건은 아무래도 기사로 제대로 나온 내용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작가 착취의 관점에서 내용을 설명합니다. 오오오오. 대단해!

 

그 뒤의 왕딸 표절 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으니, 그건 이후에 등장했나보다 싶긴 하군요. 읽다보면 로맨스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의 계보를 적어가며, 각각의 클리셰가 언제쯤 등장하는지 연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으면 최근의 표절 의혹 등에서도 나타나듯, 얼개를 빌려와 놓고는 표절이 아니라 클리셰라고 주장하는 일도 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걸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더더욱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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