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트윗뿐만 아니군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분명 이 때는 트윗보다는 블로그 글을 더 썼습니다. 알콜의 기운을 빌려 올렸던 글이 최소 세 개는 있다고 해두지요. 세 개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하루에 두 개 썼다가 한 편 묵혀서 그 다음날에 올린 적도 있거든요.

 

 

맥주는 한 달에 한 번이면 많이 마신다 싶은 정도로 마십니다. 보통은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마시지만 1년에 12캔도 안 마시는 건 맞습니다. 그러니 한 달에 한 번도 많다고 적지요. 그런데, 최근에 어쩌다보니 몰아서 하루에 한 캔씩, 사흘 연속으로 세 캔을 비웠습니다. 그것도 작은 캔이 아니라 500ml였으니 과한 음주입니다.

집안 내력이 있어 음주는 제한적으로 하지만 맛있어 보이는 맥주가 셋이 있어, 스트레스성 지름으로 집어 들었다 그리 되었습니다.-ㅁ-a

 

 

 

맥주 캔 셋. 제주 백록담과 광화문, 그 옆은 경복궁입니다. 편의점에 갔더니 캔당 4200원이지만 세 캔 구입하면 3300원이라는 말에 홀려서 덥석 세 캔을 집었습니다. 4캔에 1만원 하는 수입맥주도 있지만 많이 사봐야 술만 늘지 도움이 안됩니다. 호기심으로 도전하는 것이니 덥석 물어봅니다. 백록담은 화이트 에일, 광화문은 에일, 경복궁은 아마 IPA였을 겁니다. 취향은 커피도 그렇고 산미보다는 진하고 묵직하고 쓴 맛을 좋아하는지라 제일 입에 안 맞을 것 같은 백록담부터 도전했습니다. 물론 다 마시면 엉망진창으로 취할 것이니 하루에 한 캔으로 제한했지요. 그보다 많이 마시면 숙면에 방해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첫날의 광화문. 유리잔은 상대적으로 닦기 쉬운 파랑새빵집 5주년 기념 유리컵입니다. 맥주 전용 유리잔도 있지만 잔이 얇아서 닦기 어렵거든요. 유리는 무조건 깬다는 두려움 때문에 두툼한 유리잔으로 집어 들었습니다.

 

의외로, 신맛이 강하지 않습니다. 많이 시지 않으면서도 과일맛이 확실히 감돕니다. 신기하더군요. 입에 착착 감기면서 술술 넘어가는 것이, 자칫하다가는 술꾼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더랍니다.

 

 

 

 

광화문은 흑맥주-스타우트보다는 덜 진하지만 갈색이 많이 돕니다. 당연히 진하고 풍부한 맛이고요. 커피 섞은 건가 싶은 정도의 묵직한 맛. 그 전날 마신 백록담과 비교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경복궁은 사진을 안 찍었는데, 진한 맛으로 따지면 광화문이 제일 위, 그 다음이 경복궁, 그 다음이 백록담이었을 겁니다. 사흘 연속으로 맥주를 마셨더니 마지막 날의 경복궁은 그 전날보다는 덜 취하고 빨리 깨는 느낌이라 아쉽더라고요. 더 마실까 하다가,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알콜중독의 길로 빠지겠다는 두려움에 얌전히 접었습니다. 물론 칼로리 계산해도 저녁마다 맥주 한 캔으로 식사를 대신하면 그럭저럭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중독은 사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놓고 저 세 캔이 매우 맛있다며 추석 때 상경하면서 가방에 한 캔씩 쟁여두었으니.... 본가 근처 편의점에도 있으면 다음부터는 안 사도 되겠군요.

어제 퇴근길에 미리 쟁이면서 들은 이야기지만 들여놓은 초반에는 맥주가 거의 안나갔답니다. 4캔 1만원인 수입맥주가 있으니, 세 캔 1만원하는 맥주는 아무래도 가격이 높지요. 그랬다가, 일본맥주 불매운동 하면서 한국 맥주도 조금씩 팔린 모양입니다. 부디 꾸준히 살아남았으면 좋겠네요. 그러려면 열심히 마셔야겠지만 그러기엔 좀 무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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