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에 문구를 넣을까 싶어 이런 저런 경구를 찾던 중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이 떠오르더랍니다. 그래서 어원을 찾았더니 이것 참 미묘. 경구 자체는 해당 경구를 제목으로 삼은 공지영의 동명 소설과 맥락 상통합니다. 백과사전에서 간략한 배경 이야기만 읽고도 이것참 허허허허허허 싶은 이야기라 고이 접습니다.

묘하게 이 문구랑 매번 헷갈리는 것이 『최유기』의 7권인가 8권에서 등장하는 겁니다. 혼자서 가라는 내용은 같지만 최유기 쪽은 더 직설적입니다. 눈 앞에 거슬리는 존재를 모두 다 치워버리고 그대 혼자서 가라-에 가까운 느낌이지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는 사랑따위 부질없다의 느낌이라면 후자는 다 해치워 버려!라는 느낌이라 사뭇 다르지요. .. 최유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뭐더라. 그거 확인하려면 본가 어드메에 잠들어 있는 최유기를 꺼내야 하는데 말이죠.

 

 

최근에는 불경공부를 소홀히 해서 성경쪽의 은유가 훨씬 더 잘 떠오릅니다. 어디선가, 하루 500페이지를 읽으면 그것이 다 지식이 되고 살이 된다던데, 매우 공감합니다. 그렇게 읽은 것들이 다 뼈가 되고 살이 되었으니까요. 그러니 다시 읽어야 하는데, 귀찮아요. 요즘 같이 클리셰 범벅의 영양가 없는 것만 보다가는 '읽기'만 만족하고 그 외의 다른 조건은 만족 못하는 상황이 될 겁니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자극적인 이야기를 보고 싶은 건 사실이니.OTL

 

그래서인지 요즘 집어 든 책은 『별이 되다』입니다. 내용을 다 알고 있으니 가볍게 훑고 지나갈 수 있어요. 다만 지금 몇 번째로 다시 읽는지도 잊을 정도로 많이 읽다보니 1권과 2권과 3권과 4권과 5권을 동시에 읽게 되었습니다. 하하하하. 1권 읽다가 잠시 내려놓고 2권을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1권을 끝까지 안 봤더라고요. 그래서 2권을 읽던 참에, 아침에 읽을 책을 챙기다보니 2권을 사무실에 둔 겁니다. 그래서 3권을 들고 출근. 그게 어제의 일이고 책은 고이 사무실 책상위에 두었다가, 오늘은 출근 때 읽을 책을 꺼내 들고 보니 그게 5권. 그러고 나니 잊고 온 물건이 있어 도로 집에 들어간 김에 4권을 들고 왔습니다. 하하하하.

지금 몇 권부터 볼까 나름 고민중입니다. 각 권이 다 좋아하는 부분이 있어 어디서 접근하든 싫지는 않습니다.

 

 

어릴 적 계몽사에서 나온 마리 퀴리 위인전을 보면서 '어떻게 저걸 먹고 살 수 있어!'라는 그 영양실조 장면이 매우 감명 깊었더랬는데, 요즘 식생활이 그 모양입니다. 물론 세 끼 모두 그런 건 아니고 하루 두 끼가.(...) 절식과 폭식의 사이를 걷는 셈이로군요. 하기야 식생활 자체가 그러하였으니 이제와서 그런 식생활 한다고 건강이 망가지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도. 장 트러블 때문에 일어난 상황이지만 오늘 아침도 커피 우유로 해결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허허허허.

 

 

이제 일하러 가야지. 오늘 업무 끝내면 좀 놀겁니다.

 

 

 

덧붙임. 아. 그래서. 저 사진은 뭔고 하면, 앞서 올렸던 삼인검의 넘버링이 어디 되어 있나 한참 찾다가 발견해 찍은 겁니다. 손잡이에 있더라고요. 3의 3승이라 의미있는 숫자라며 웃습니다. 나오려면 아직 한참 멀었지만 사인검도 무사히 구입했으면 하고 바랄 따름입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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