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신데렐라』는 영상으로 본 적도 없고 사진으로도 본 기억이 없지만 묘하게 감상적 느낌이 남았더랍니다. 다른 건 다 빼고, 시미즈 레이코 作 『달의 아이』에서, 주인공 대신 주인공의 대역이 그 신데렐라의 왕자를 맡아서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치룹니다. 그 장면의 왕자 모습이 매우 깊게 인상에 남았더랬지요.

 

 

그리하여 오늘 아침에 모님이 올린 ENB의 신데렐라 리허설 장면 영상(트윗 링크)을 보고도 그쪽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리허설이라 복장 안 갖추고 있지만 그래도 멋집니다...! 하여간 저 영상을 보고 나니 도로 달의 아이에서 그 장면이 어땠나 궁금해지더군요. 그리하여 고민하다가 『달의 아이』를 전자책으로 딱 두 권만 구입합니다. 16권이 완결이고, 그 장면은 완결권 전에 나왔으니 대략 14-15권쯤에 있을 겁니다. 둘을 구입했는데 다행히 15권에 있더군요.

 

 

 

이 장면뿐만 아니라 그 앞에서도, 하여간 15권 전체가 다 발레 이야기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러시아도 아니고 소련에서의 공연이로군요. 이 공연을 둘러싼 이야기도, 그리고 주역이었어야 하는 이와 새로 주역이 된 이들 사이의 이야기도 모두 내용폭로에 해당하니 더 말할 수는 없지만, 아이패드로 본 15권의 이 장면은 기억하고 있던 쪽이 더 멋졌....(...) 게다가 『달의 아이』는 오랜만에 보니 왜이리 로맨스릴러인가요. 이거 분명 판타지SF호러로맨스릴러인거야. SF도 분명한게 과학소설맞습니다. 그것도 강력한 반핵소설.... 이거 최근 만화가 아니라 90년대 만화인데도 그렇지요.

 

 

덧붙여 떠오르지만, 한국에는 드물게 라이센스판이 나온 모 작가도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쪽은 피겨스케이팅이었는데, 천재적 재능을 가진 주인공과, 그의 파트너가 되었던 마찬가지의 천재-그러나 병약 미청년의 이야기입니다. 그 병약 미청년은 모종의 사유로 백혈병을 앓았지요. 그 맥락이 같습니다. 제목도 기억 안나지만, 라이센스로 나왔던 책 한 종은 떠오릅니다. P. A. Privat Actor의 약자였을거예요. S가 매우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이름이 뭐더라. 찾자면 찾을 수 있지만 고이 미뤄둡니다.

 

 

 

하여간 오랜만에 『달의 아이』를 보니 왜 구입하지 않았는지 이유가 확실합니다. 『월광천녀』도 그랬지만, 시미즈 레이코는 그림만 좋아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달의 아이』는 이번에 다시 보면서 차라리 BL코드로 갔어도 좋았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오메가버스의 세계관보다 훨씬 앞서 나온 이야기지만, 여기도 임신수(...)로 추정할 수 있는 설정이 나옵니다. 인어들은 번식을 위해 멀리에서 지구로 돌아오고, 그 중에서 모체가 될 수 있는 이는 딱 하나라던가. 모체로 발현할 수 있는 셋 중 둘은 ... (하략) 그러고 보니 이거 유사근친도 되는군요.OTL 여성체로 변한다는 것만 들어내고 임신은 남기면 그냥 임신수 등장하는 BL이 됩니다.(먼산) 최근작인 『비밀』과 섞어 보면 더더욱 선구자임을 자각합니다. 하하하하;ㅂ;

 

집에 시미즈 레이코 화집이 있었는지 생각날 때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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