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노 마사유키, <가위남>, 노블마인,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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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난, 간만에 가이시안을 불러내 이야기를 한다.)

G : 간만에 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갈 마음이 든거야. 혹시 어제 그 복권 때문에?
K : 복권을 긁었더니 옛 기억이 떠올라서 문득 쓰고 싶어졌달까. 하여간 어제와 오늘의 연이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더 그래.
G : 하기야. 마지막으로 이런 대화를 한 게 언제였더라. 기억도 안난다.
K : 아마 리포트 쓸 때가 마지막이었을걸.
G : 그래, 복권은 그렇다 쳐. 그럼 오늘의 충격에 해당되는 이 책이 그렇게 견디기 힘들정도로 문제였어?
K : 아아. 떠올리고 싶지 않을만큼 뒤통수를 맞았어. 그러니까 이 책을 사게 된 계기가 된 것이 어느 블로거의 리뷰였거든.
G :응
K : 맨 마지막의 반전을 보고는 앞서 나왔던 이야기의 위화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어. 반전이 궁금해서 산 책이었는데 대박이었지.
G : G는 꽤 마음에 들어한 것 같던데.
K : 괜찮았대. 좋았다고 하던데 마음에 들었나봐. 하지만 난 어제의 타격에 이은 연타석이었다고! 젠장, 그렇게 돌아갈 줄 누가 알았어!
G : 보니 쇼크 받을만 하다.
K : 그치, 그치!
G : 이거 보니 한동안 소설은 손 안댈 것 같은데. 스나크 사냥이나 불안한 동화나 유지니아나 사두고 아직 손도 안댔잖아.
K : 손대고 싶은 생각도 싹 사라졌어. 그만큼 불안한 정신상태에서 타격이 너무 컸달까.
G :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날라리 리뷰를 써도 되는거냐.
K : 말하고 싶은 것은 이거야. 불안한 정신상태에서 읽지 말 것, 반전에 대비할 필요가 상당히 있다는 것도. 평상시라면 별 문제없이 읽었을 내용인데 말야.
G : 알았어, 알았어. 이만 들어가서 쉬라고. 홍차라도 한 잔 줘?

(가이시안, 키르난에게 주는 홍차에 슬쩍 라벤더를 집어 넣는다. 이정도라면 치사량, 아니 치면량일 것이다. 부디 푹 잘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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