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먹지만 사과의 품종에 대해 생각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었습니다. 평소 못 보았던 빨갛고 예쁜 사과가 홍로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조금씩 품종에 대해 관심을 가졌지요.

아오리는 다들 아실 맨 처음 나오는 푸른 사과. 신 맛이 강하며 씹을 때 약간 질긴 느낌이 있습니다. 사과 속살도 연두색입니다.

요즘 많이 먹는 것은 아오리 비슷하지만 약간 붉은 기가 도는, 광택은 아오리보다 약한 무광의 사과 쓰가루. 이쪽은 신맛도 돌지만 단맛도 괜찮으며 속살이 엷은 노랑에 가깝습니다. 이쪽도 씹는 느낌은 아오리와 닮아 있고요.
(이름상 아오모리 산(産)이 아닌가 합니다.)

홍옥과 비슷하지만 꽃자리 주변이 약간 노랗거나 녹색을 띄고 있는 홍로도 좋습니다. 무광택의 광택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지요. 새빨간 사과인데 백설공주에게 갖다주면 독이 있건 없건 앞 뒤 가리지 않고 덥석 물지 않을까 싶습니다.-ㅂ-; 식감도 아삭아삭하니 좋고 속살이 밝은 노랑입니다. 물이 많은 편이고 달콤합니다.

홍옥은 부사와 홍로 사이쯤에 나옵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사과파이 재료로 안성맞춤인 홍옥이 나옵니다. 이쪽은 홍로와 다르게 유광입니다. 왁스를 바른듯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색입니다. 맛은 누구나 다 아는 신 맛. 속살은 엷은 노랑이지요. 홍로보다는 조금 덜 노랗지 않나 합니다.

그 다음에 아는 사과라고는 부사. 분명 부사와 홍로 사이에도 다른 사과가 더 있을텐데 아직 그쪽의 이름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직접 보지 않는 한은 구별이 잘 안되더군요. 부사는 가장 길게(긴 시간 동안) 먹는 사과인데 제게는 그리 맛있는 이미지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푸석푸석하고 퍼석퍼석하고 맹맹한 것도 많다는 이미지라서요. 그래도 초겨울에 부사가 없다면 사과는 못 먹습니다. 하하..;








근데 왜 이 시간에 사과 이야기를 쓰고 있는 걸까요. 업무 회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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