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저리 적었지만 사케는 맥주보다 더 못마십니다. 소주보다는 낫지만 사케도 알콜 특유의 향이 있어 대체적으로 술맛이라 인식하는 통에 맥주보다 못마십니다. 맥주야 사실 쌉쌀한 보리맛 청량음료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사케는 술. 그러니 마시긴 하지만 맛있다고 생각하며 마시는 일은 드뭅니다.

물론 이런 훌륭한 안주가 있다면 안주와 함께 흐뭇하게 즐길 수 있겠지요. 그러니 오히려 조심해야합니다. 자칫하다가는 온갖 술을 사들이며 하나씩 정복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무서운 책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와카코와 술』이 떠오릅니다. 그쪽은 만화라 술 마시는 배경이나 술 자체, 그리고 거기에 따라오는 여러 음식의 묘사가 참 맛있다면 이쪽은 대놓고 사진을 놓아 "이거 만들기도 간단해, 어렵지 않아. 그러니 마셔!"라고 부추긴다는 것이 다릅니다. 보고 있노라면 안주만 먹는 저도 안주 때문에 저 술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앞부분에는 사케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아주 간략하게 설명을 해놓았습니다. 이 책 한 권이 있으면 호기심에라도 사케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한두 병 정도 사두었다가 양쪽을 비교하며 마시고, 집에서 홀짝이고, 그러다 한두 병이 열 병이 되고 날마다 반주를 즐기는 지경이 되면 그야말로 술꾼이겠지요. 하지만 그러고 싶을 정도로 안주가 맛있어 보입니다.


일본 음식을 기본으로 하여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섞어 절충요리를 만든 것이 많은데 유즈코쇼 만드는 법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영귤과 청양고추, 소금을 섞어 만듭니다. 만드는 법도 어렵지 않아서 도전할만 하네요. 유자 구했다면 진즉 도전했을 건데 그건 무리고. 제주레몬 오면 그걸로 해볼까 잠시 망상해봅니다.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秋 사케편』. 맛있는책방, 2017, 12000원.



만드는 방법도 굉장히 다양하고 수준도 다양합니다. 냉장고에서 재료 꺼내 뚝딱 만들 수 있는 히야얏코(냉두부)부터 손이 많이 가는 도미소금구이나 히야시라이스 같은 음식까지 많으니, 취향대로 골라 만들어 보죠. 맥주편도 좋았지만 사케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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