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앞의 1/3을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건너 뛰고 나서 뒤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뒷부분에서 스위치가 눌렸습니다. 일단 리뷰를 쓰고 나서 그 다음에 다시 앞부분 이어 읽을 요량입니다. 다 읽지 않고 일단 쓰는 것은 그 방아쇠가 어디서 당겨졌는가를 적기 위함입니다.

뒷부분 내용을 적지 않을 수 없으니 내용 폭로가 싫으시다면 아랫부분은 읽지 않으시면 됩니다.


앞부분의 이야기는 상당히 괜찮습니다. 유명 화랑의 주인이 칼에 찔려 사망하고 방안은 밀실입니다. 그리고 경찰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지만 외부인 침입 흔적은 많지 않고 창문도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주변 인물부터 차근차근 조사해 나가는 이야기가 앞 이야기의 주요 내용입니다. 원한을 가질만한 인물은 있지만 그렇다고 죽일 정도는 아니고 재산상의 문제가 있냐면 .. 그것도 애매하군요. 다만 이 앞부분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데 수사팀의 지휘권을 가진 경부가 매우 싫어하는 타입이라 읽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앞부분 읽다 말고 뒤로 넘어간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운노 형사는 그런 경부 아래서 꽤 오래 일했나봅니다. 위경련 때문에 고생도 했다는군요. 그 위경련 증상이 도질까 싶었던 찰나, 낯선 인물이 살인현장인 저택에 들어오겠다고 난동을 부립니다. 그리고 그 인물은 오랫동안 연락이 두절되었던 조카입니다. 백수는 아니고 내키는대로 일하다가 돈 벌며 놀다가 어쩌다 하는 이 조카는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외숙부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합니다. 그렇게 탐정역과 그 보조역이 등장합니다만. 으으음. 주인공 탐정도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건너 뛰는데 상당한 기여를 합니다.



자아. 하지만 스위치가 눌린 것은 앞이 아니라 뒤에서였습니다. 막무가내 경부나 철없어 보이는 탐정은 그렇다 치지만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이 책을 빌린 것은 작가의 두 번째 책이 나왔고, 그 앞편으로 이 책이 언급된 것을 보아서였습니다. 두 번째 책은 토스카가 주제더군요. 이 책은 에콜 드 파리, 동시대를 영위한 파리의 여러 화가들이 주요 소재입니다. 이야기를 버무리는 것은 괜찮았지만 저기에 기술한 이야기만큼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 책도 그리 기대는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탐정과 그 주변 인물이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읽는 내내 마음에 걸리겠지요.




후카미 레이치로.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 박춘상 옮김. 한스미디어, 2014, 13000원.



예술사, 미술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재미있을 겁니다. 저처럼 스위치만 눌리지 않는다면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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