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드는 정원은 실외 정원입니다. 그러니까 바깥에, 야외에, 밭으로 쓰던 땅에 식물을 심는 거죠. 사실 오늘도 붓꽃 심을 구덩이 파려던 걸, 어제 비가 와서 땅 젖었다는 핑계 대며 땡땡이쳤습니다. 내일은 잊지말고 파야해요.


살고 있는 원룸은 베란다가 없고, 본가의 정원은 화분을 늘리면 안됩니다. 이미 거긴 제가 가져다 놓은 화분으로 포화상태입니다. 유자만 세 그루, 거기에 차나무는 G가 들고온 씨앗에서 시작한 거거든요. 그러다보니 실내 화분은 생각도 안했는데, 이 책은 실내 화분을 주로 다룹니다. 집에서 키우는 화분이니 내한성보다는 공기정화에 비중을 둡니다.


산세베리아도 죽이는 극악한 실력이기 때문에 차라리 물 안 줘도 되는 바깥 정원이 마음 편합니다. 그럴 진대, 이걸 보면 저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망상이 잠시 듭니다. 여기 소개된 사례는 글쓴이의 경험담이니 햇빛 잘 안드는 제 사무실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용기가 생기네요. 신경 덜 써도 되는 화분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며 소개하는 화초도 종류가 많습니다.



잠시 잡담 좀 해보면.. 아프리칸 바이올렛도 있더군요. 언제였더라. 하여간 그 당시 이웃집을 포함해서 굉장히 유행했던 터라 집에도 화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사갈 일이 생기니 어머니가 그걸 다 처분하시더군요. 화분 수가 굉장히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처음에 화분이 하나였는데, 이건 잎꽂이가 가능해서 잎을 잘라다가 꽂아두면 거기서 다른 싹이 납니다. 따뜻한 걸 좋아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화분 때문에 집에서 하이포넥스라는 비료를 상비하기도 했고요. 휴지통 가득 물을 담고 거기에 아주 조금의 하이포넥스를 넣으면 액체비료가 되는데, 아프리칸 바이올렛은 잎에 물이 닿으면 싫어한다던가요. 그래서 그 액체 비료에 화분을 담가서 잎에 닿지 않게 하시더군요. 그 기억이 아련히..=ㅁ=



내년에는 여기 소개된 식물 중 몇을 골라 심어볼까 합니다. 하지만 어제 올렸던 장미를 주문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



오하나. 『그녀의 작은 정원: 좁은 실내 공간을 활용한 감성 정원 가꾸기』. 넥서스BOOKS, 2015,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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