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 리뷰를 미리 올리기 위해 확인했더니 9월에는 다른 책 감상을 하나도 안 올렸더군요. 안 읽은 건 아닌데 그 수가 상당히 적습니다.
길게 쓰기에는 시간도 정신도 없으니 간략하게 메모합니다.

1.『세컨드 런』
2.『가모가와 식당』
3.『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4.『교양 물건』
5.『주말 집짓기』
6.『히카루의 달걀』
7.『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8.『집의 즐거움』
9.『타르틴 브레드』
10.『요리그림책』


까지 적고,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을 뒤져보니 조아라 개인지 빼고도 이만큼입니다. 와아. 얼마나 논거야. 그간 리뷰는 안 쓰고 그날 그날의 잡담만 올리다보니 이모양이네요. 8월 초는 탈력해서 뻗었고, 8월 중순에는 기획안 다시 준비하기 위해 면담일 잡아 놓고 정신이 없었고,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기획안 초안 잡고 컨펌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변명해봅니다.


제목만 적어 놓고 보니 스트레스가 어디로 튀었는지 명약관화합니다.

1.BL

2, 6, 7, 9, 10. 음식소재 소설 혹은 음식 관련 책.

3, 4, 5, 8. 주생활 및 인테리어 소품 관련. 즉 지름 관련 책.

...


이렇게 살면 안되겠지만 책을 아예 안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위로합니다.


2.『가모가와 식당』

6.『히카루의 달걀』

7.『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10.『요리그림책』

8.『집의 즐거움』
3.『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가모가와 식당』, 『히카루의 달걀』,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는 일본 소설입니다. 다 음식을 소재로 하지만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가모가와 식당』은 교토 어드메에 있는 간판 없는 작은 식당을 소재로 합니다. 식당 주인과 그 딸이 어떤 인물인지는 간접적으로 등장하지만 첫 번째 에피소드를 읽으면 식당 주인이 전직 형사라는 건 대강 감이 옵니다. 음식 솜씨가 상당히 있는 걸로 보이며, 아내가 사망한 뒤 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식당은 식탐정사무소이기도 합니다. 추억에 남은 음식, 기억에 남은 음식을 찾아서 만들어 주거든요. 탐정사무소 주인공은 딸이고 실제 음식을 찾고 만드는 건 아버지가 담당하더랍니다.

『히카루의 달걀』은 인구가 점점 줄고 농업 외의 살 길이라고는 찾기 어려워 보이는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시골 마을을 살리기 위한 분투기를 다룹니다. 제목이 히카루의 달걀인 것은 주인공이 히카루라고 하는, 토종닭을 키워 달걀을 생산하는 작은 양계장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달걀로 달걀밥을 비롯한 음식을 만들고 그걸로 마을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차... 지만 사실은 헐렁한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입니다.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는 휴양지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어떻게든 그걸로 혼자 살아나가려 노력하는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써서 가능한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요. 솜씨가 좋아서인가, 굉장히 맛깔난 음식을 만들어 내는데다 음식 묘사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만. 솔직히 셋 다 취향에 안 맞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취향은 다르지만 전 일본 드라마 같은 소설은 질색입니다. 그리고 이 세 소설은 일본드라마 소설입니다. 드라마가 원작이라거나, 드라마를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란게 아니라 읽으면서 '이건 일본 드라마를 그대로 소설로 옮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모가와 식당』은 탐정역인 조리사는 나쁘지 않지만 그 딸의 모습이 제가 싫어하는 인물상입니다. 세침떼기 같은 모습 같은게..-_-; 『히카루의 달걀』은 이런 저런 우연이 겹친다는 점, 소설 내 커플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지나치게 밝은 모습만 보여준다는 점이 딱 일본 영화 같은 소설입니다. 『오늘의 런치~』는 음식 묘사가 마음에 들긴 하나, 주인공이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결혼생활의 문제, '남편에게도 사정은 있었다'는 부분이 걸리더군요.


취향으로 따지자면 차라리 산촌 마을을 배경으로한 임업소설(...)이 낫습니다. 어디까지나 입맛이니까요.



『요리그림책』은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음식에 관련된 그림 위주의 글을 기고 받아 모은 책입니다. 다양하지만 그게 또 단점이 되더군요. 그림에 일관성이 없고 정확한 레시피가 아니기도 하며, 책이 두꺼워서 오히려 접근성을 막는다는 점..? 차라리 나눠서 연속으로 내거나, 유사한 일러스트나 유사한 레시피를 모아 내는 것이 낫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집의 즐거움』은 살림하는 쪽의 책입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천연생활』의 기고를 번역해서 모아 놓은 것 같더군요. 아니, 애초에 원서 자체가 그런 거였을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는 비슷한 종류의 책이 많고, 한국에서도 띵굴마님의 책이 여럿 나와 있으니까요. 비슷합니다.'ㅂ';



1.『세컨드 런』

4.『교양 물건』
5.『주말 집짓기』
9.『타르틴 브레드』


왜 이건 따로 뺐냐-하면 리뷰를 길게 쓸 생각이어서요. 근데 이미 앞에서 탈력했습니다. 오랜만에 감상문을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다음에 이어 쓸 조아라 리뷰는 이번엔 목록만 올리기로 결정했으니까요. 여기서 힘좀 빼도 됩니다.(해탈)


『세컨드 런』은 책으로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아무래도 B&M에서 출간작이 밀린 모양입니다. 조아라에서 책과 종이책으로 나온다던 작품들이 습작 후 한 두 달 이상, 길게는 반년 정도 후에 출간되니까요. 작품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한데 연재 후 다듬는데 얼마나 걸리냐의 문제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출간 상태의 원고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 말이죠.

조아라 연재작은 뒤에 외전이 얼마나 더 붙는가도 중요한데, 『세컨드 런』은 중요한 이야기가 실린 외전이 나왔습니다. 그걸로 만족하고요. 두 권이라니, 생각보다 두껍더군요. 게다가 표지도 마음에 듭니다.-ㅁ-


『타르틴 브레드』는 구입 예정입니다.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10월 되면 구입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원래는 9월에 구입하려 했지만 다른 책들에 밀렸습니다. 아마도 『사막에 핀 꽃』이랑 같이 구입할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 텀블벅에서 효모발효종 빵 만드는 법에 대한 책을 구입했습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발효종은 대부분이 밀가루 발효종이 아니라 과일 발효종을 사용할 겁니다. 밀가루 발효는 초원의 집 시리즈에 몇 번 언급된 것처럼 밀가루를 반죽하여 거기에 효모를 키워 사워도우를 만들고, 그걸 씨반죽으로 삼아서 새롭게 빵을 반죽해 굽는 겁니다. 과일 발효종은 건포도나 일반 과일들에서 효모를 뽑아, 그걸로 밀가루 씨반죽을 만들고 빵을 만드는 거죠. 효모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는 척척 늘어지는 밀가루 씨반죽(르뱅, 르방)을 써서 사워도우 만두는 법을 소개합니다. 거기에 화덕도 나오고요. 굉장히 섬세하게 소개하고 있고 책 자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교양 물건』은 옆구리를 퍽퍽 찌르는 무서운 책입니다. 북유럽 디자인과 북유럽 제품을 중심으로 해서 저자가 자신이 구입한 물건이나 구입하려고 하는 물건, 구입하려고 했지만 그렇지 못한 물건들을 모아서 아주 간략하게 디자인 내력과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보고 그대로 낚여서 아라비아 핀란드의 24h를 구입하려고 했 ... 으나 다른 컵에 홀려서 잠시 미뤘습니다. 아마 일주일 내에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센터에서 컵을 주문할 거라는데 500원 겁니다. 걸어봤자 어차피 저금통에 들어갈 돈이지만. 하하하.


『주말 집짓기』는 어제 막 다 읽은 참이라 조금 더 리뷰를 길게 쓸 생각입니다만.. 시간이 될지 모르겠네요. 인문학 저술가인 마이클 폴란이, 첫 집 리모델링 후 그 근처에 작은 오두막을 지었을 때의 과정을 적었습니다. 인문학도가 집을 짓고 기록을 남기면 이런 글이 나오는 구나 싶습니다.(웃음) 건축학과 철학적으로 집과 집짓는 일에 대해 접근하고, 미국에서 집을 지을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그리고 설계사와 시공사의 대립 등등도 재미있게 다룹니다. 본인은 친구에게 설계를 맡겼기 때문에 초반에는 설계도에 의존하지만, 직접 시공하다보니 나중에는 '설계도 따위, *까라그래!'에 가까운 반응으로 변하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솔직히 말해 이 오두막은 아주 많이 부러웠습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보면 굉장히 좋아할만한 그런 집이더군요.



시리얼B. 『세컨드 런 1~2』. B&M, 2016, 각 15000원.
가시와이 히사시. 『가모가와 식당』, 이영미 옮김. 문학사상, 2016, 13500원
와타나베 유코. 『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방영옥, 한스미디어, 2016, 15000원.
하기와라 겐타로. 『교양 물건』, 전선영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6, 13500원.
마이클 폴란. 『주말 집짓기』, 배경린 옮김. 펜연필독약. 2016, 16500원.
모리사와 아키오. 『히카루의 달걀』, 이수미 옮김. 오퍼스프레스, 2016, 13000원.
시바타 요시키.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예담, 2016, 13500원.
와타나베 유코. 『집의 즐거움』, 오근영 옮김. 책읽는수요일, 2016, 12000원.
채드 로버트슨, 『타르틴 브레드』, 오승해 옮김. 한스미디어, 2015, 32000원.
강영지 외. 『요리그림책』. 유어마인드. 2013, 18000원.


와아. 길었다!


『만렙으로 사는 법』이 종이책으로 나왔습니다. 『시간의 집』도 함께 나왔네요. 구입 여부는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결정하겠습니다.(훌쩍) 『바람은 은빛 숲에 머물고』도 종이책으로 나왔는데, 이쪽은 도서관 신청을 고려 중입니다.


하여간 구입한 책과 구입할 책과 읽을 책은 늘어만 갑니다.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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