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문학사상사, 1996

책은 1996년에 나왔다지만 수필의 배경은 1983-4년입니다. 올림픽 이야기가 나오는 편도 있으니 84년이 맞겠군요. 84년이면 아마도 LA 올림픽... 인가요? 미국에서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은 언제 잡고 읽어도 가볍고 명랑한 분위기라 읽을 책이 마땅히 눈에 들어오지 않을때 집곤 합니다. 아직 신간이 들어오지 않아서 다음주까지는 읽을 수 있는 책 재고가 달랑달랑한 상태라 집게 되었군요. 사실 책 재고 문제라면 베란다 쪽의 서가 정리가 먼저인데 정리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도로 쌓였으니..=_=;


수필을 읽다가 점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어서 뜨끔했습니다.

<13일의 금요일> p.110
(중략)
개인적으로 나는 점이란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운수라든가 징크스 같은 것에도 흥미가 없다. 믿지 않는 게 아니라 원칙적으로 신경 쓰지 ㅇ낳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와 자동차의 관계랑 비슷하다. 그 유효성을 어느 정도는 인정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점이나 운수라는 건 한 번 신경 쓰기 시작하면 늘 연연해 하게 마련이고, 무엇이든 한 번 연연해 하기 시작하면 그 영역은 점점 확대되어 가는 법이다. 나는 성격상 그런 부담이 증폭되어 가는 걸 참지 못하므로, 다소 재수가 없더라도 하려고 마음먹은 일은 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 한다. 이것은 성격이 강하냐 약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 방식의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중략)

얌전히 접고 만 후쿠오카 여행.(아차, 잊지말고 항공권 예약 취소해야죠;)
읽는 순간 그 건이 오버랩 되면서 심히 찔렸습니다. 그도 그런게 여행을 취소한 이유가 타로카드로 여행에 관련된 사항을 뽑아보았더니 심각할 정도로 안 좋은 패가 나와서였거든요. 그걸 보고 났더니 여행을 가고 싶은 기분이 싹 사라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은 저이지만 그런 결정에는 점이라는 묘한 것이 엮여 있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러니 찔릴 수 밖에.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정당화 하고 있습니다. 여행 자금을 펀드로 돌리든 다른 곳에 쓰든 그걸 운용해서 여행 외의 목적에 쓰겠다는 생각이 훨씬 강했다라고요. 후쿠오카 여행의 효용성이 낮아졌으니 더 높은 효용을 가진 다른 목적으로 눈길을 돌렸다는 겁니다. 거기에 타로카드를 뽑은 계기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확실한 결정을 위한 참고용이었던 것이고요. 그렇게 위로를 하고 있습니다. 하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