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정. 현충일 아침에 국기 달고 집에서 뒹굴대다가 9시경 집을 나와서 홍대 공방으로 갔습니다. 원래 화요일이 공방가는 날인데 그제는 수원 출장 다녀오고 났더니 이미 공방 수업이 시작했을 시점이더군요. 어차피 출장 사실을 안 뒤에는 화요일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으니까요. 어제 오전에 다녀왔지요.
공방에서 신기한 케이크집 정보도 얻었습니다. 이쪽은 다녀오는 대로 리뷰 올리겠습니다.
공방 수업 끝난 뒤에는 이대 티앙팡까지 걸었습니다.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2층 오픈이 아직이랍니다. 정식 오픈을 안했다는군요. 2층과 옥상 부분의 리모델링은 끝난듯하나 최종 마무리가 되지 않은 듯합니다. 기사가 먼저 나간거죠. 저처럼 허탕친 사람도 꽤 되지 않나 싶습니다. 티앙팡에서 있을까 하다가 친구랑 같이 나왔을 때도 2층 문 앞에서 안쪽을 살피던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마스터도 안계시고 해서 옮긴 것은 레인트리. 2시경부터 오후 늦게까지 거기 있었습니다. 음식 사진은 별도 포스팅에 올리도록 하고 그 쪽에서 친구들과 수다떨다 나온 이야기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모 동에 올라왔다는 이야기.
외모도 빠질데 없고, 직장도 좋고, 그런 남자가 36세에 미혼이라면 대개 뭔가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요. 잘생기고 성격좋고 돈 많은 남자는 유부남 아니면 예비 신랑이다, 그게 아니면 게이다, 게이가 아니면 .. 정신계가 아스트랄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여간 그런 남자가 있다 해서 선보러 나간 어느 분.
실제 봐서도 별 빠질 것이 없는데 왜 지금까지 결혼을 못했을까 했는데 그 남자가 자신의 소박한 꿈에 대해 말하더라는군요.(본인이 소박하다고 이야기 했답니다.-_-)
단기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못하지만 그 남자가 말하는 소박한 꿈을 분석하면 대강 이렇습니다.
- 부모님 모시고
- 애들(하나가 아니라 들;) 있고
- 아침 출근시간에 맞춰 밥챙겨 주고(6시 반)
- 내 퇴근시간에는 이미 아내가 퇴근해 들어와 자신을 반가이 맞아주고
소박한게 아니죠?
그러고 보니 출장 중에 만났던 어떤 분께도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쪽은 저랑 같은 직종이지만 근무처가 달라서 조금 결혼 압박이 심한가봅니다. 대부분이 유부녀인데다 결혼도 빠르다 보니 저랑 동갑인 그 분이 결혼 압박을 받는 것도 그 상황에서는 당연합니다.-_-; 어느 분인가가 남자 소개시켜 주겠다고 어떤 남자였으면 좋겠냐길래 외모나 키나 그런 것은 하나도 안보지만 그냥 담배 안 피고 성당 다녔으면 좋겠다고 하니 머리를 열심히 굴리다가(남자 검색을 하다가) 없다고 하더랍니다.
저는 이쪽이 더 소박하게 보이는데요?
가끔 생각하지만 저는 남자형제가 없다는게 참으로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봄친구(라고 부르는 쪽의 무리;;)들은 다 남자형제가 있지만 저는 여동생만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남자형제에 대한 한탄을 친구들에게 듣게 되는데 참 힘들군요. 외갓집도 아들만 하나-외삼촌-라 남아편중의 외조부모사랑을 극명히 보고 있는데, 세대도 다른 주변 친구들에게서도 비슷한 상황을 보고 있습니다. 어머니들은 그것이 편중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옆에서 여자형제들이 볼 때는 확실히 편입니다.-_- 거기에 잘 낳은 딸은 살림밑천이라는 옛말을 그대로 실천하시는 분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거든요.(이쪽은 그 모동에서 주로 나온 이야기들. 하지만 저도 다른 경로로 들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쨌건 들으면 들을 수록 독신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집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