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를 읽기로 마음 먹은 것은 G가 던져준 링크 때문이었습니다.


http://1boon.kakao.com/munhak/detective : 봄날의 탐정을 좋아하세요?



이걸 보고는 다른 책은 몰라도 노리즈키 린타로는 읽어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엘러리 퀸처럼 부자가 같이 활동하고, 아버지는 경시, 아들은 추리소설작가 겸 탐정이라고 하니까요. 그랬는데...... 소설을 읽어보니 국명 시리즈보다는 라이츠빌 시리즈에 가깝습니다. 저, 엘러리 퀸 시리즈는 좋아하지만 대체적으로 국명시리즈를 선호하거든요. 라이츠빌은 꿈도 희망도 없는 분위기라 이전에 시그마북스로 컬렉션할 때도 라이츠빌은 빼고 구입했습니다. 그럴 진대, 전개되는 방향이나 결말이나 다 꿈도 희망도 없는 것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도 지뢰. 하하하하하. 하기야 일본추리소설을 읽는 입장에서 뭘 더 바랄까요. 게다가 오해가 쌓이고 겹치고 또 오해하고 하는 과정 자체가 이야기의 뼈대입니다. 권말의 해설에도 언급되지만 이 책의 주요 트릭은 오해입니다. 이 모든 것은 오해! 오해! 오해!(...)


A가 B를 오해해서 C와 사이가 틀어지고, B와도 사이가 나빠집니다. 나중에 D가 사실을 알고 나서 혼자 어떻게 해결하려 하다가 그 와중에 E가 오해합니다. 그리하여 사건이 이래저래 꼬입니다. 결말을 보고 나면 이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 라며 절규하게 되는데, 저만 절규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절규하는 것을 보고 머리를 쥐어 뜯습니다. 으아아아아아!



범인이 제가 예상하던 인물이 아니라는 것도 뒤통수를 맞은 것인데, 의심하던 다른 인물이 범인인건 맞았지만 사건의 진상을 들여다보면 진짜 한탄만 나옵니다. 하아. 게다가 처음의 이야기가 맨 마지막에 가서 풀리는 것을 보면 굉장히 세심하게 잘 짰다는 생각이 들고요. 주인공인 린타로가 그 사람을 구할 수 있었을 기회가 몇 번 더 있었다는 점도, 그게 소설 상에서 섬세하게 교차된다는 점도 참.....(먼산)




소설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노리즈키 린타로는 고등학교 시절의 후배로 현재 사진작가로 활동중인 다시로에게 연락을 받고 전시회에 갑니다. 거기서 우연히 일 관계로 알게 된 가와시마 아쓰시를 만납니다. 가와시마는 조카인 에치카랑 같이 전시회를 보러 온 참이고요. 같이 전시회의 주인공인 다시로를 만나자고 이야기 하던 찰나, 위암 투병중이라던 아쓰시의 형이자 에치카의 아버지인 가와시마 이사쿠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이사쿠의 작품에 대한 수수께끼가 하나 등장하고, 그 뒤에 에치카의 행방불명, 그리고 주변 인들의 수상한 행동, 에치카의 어머니와 얽힌 이야기 등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근데 정말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읽고 나면 재미있게 읽었지만 허탈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결말이 등장인물의 절규로 끝나기 때문에 더 그런가 봅니다. 게다가 또 지뢰를 밟았으니. 하하하하.;ㅂ; 차라리 『흉가』로 힐링 해야하나요..?



노리즈키 린타로.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 최고은 옮김. 비채, 2010, 14500원.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는 한 권을 더 빌려 왔는데 이것도 같은 지뢰가 매설되어 있으면 아마 다른 시리즈는 손 못댈 것 같습니다.(먼산)




덧붙임. 이 감상을 쓴 것이 지난 일요일이었지요. 도서관에서 빌린 다른 시리즈 한 권도 지뢰였습니다. 그런 고로 이 시리즈는 더 손 안 댈겁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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