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다 읽었으니 그날 감상을 쓰면 딱 맞았을 텐데, 늦었습니다. 그리하여 프로야구 개막일이라는 오늘에야 쓰게 되었네요. 야구 이야기를 꺼내는 건 이 책의 주 소재가 야구이기 때문입니다.


시마다 소지의 책은 열심히 챙겨보지만 몇몇은 피합니다. 번역 상태가 조금 걱정되는 작은 출판사의 책도 그렇거니와, 청소년 소설 분위기로 나온 책도 피합니다. 이 책은 소재가 야구라서 피했습니다. 안 보고 넘어가려 했는데 『러시아 유령군함 사건』을 읽고 나니 괜히 시마다 소지 책이 땡겨서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번역자가 현정수인 것을 보고는 내용 확인 하지 않고 고이 빌렸습니다. 2012년에 나왔는데 너무 늦게 보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아주 운이 좋게도, 내용 확인하지 않고 보았는데 이 책이 딱 『러시아 유령군함 사건』에 이어진 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의 발간 순서가 어떨지 몰라도 이전에 일어난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보니 더 좋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읽은 것이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앞은 이시카와의 이야기, 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시카와의 이야기는 우연찮게 어느 자살미수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게 된 상황부터 시작합니다. 어느 청년이 자신의 어머니가 자살을 시도했는데 그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며 찾아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아버지는 일찌감치 돌아가셨고 편모 슬하에서, 어머니가 하시던 미용실을 이어받아 작은 도시(마을)에 자리를 잡았답니다. 그런데 이유도 알 수 없이, 어느 날 어머니가 자살을 시도하셨답니다. 빨리 발견해서 구할 수 있었지만 자살 이유를 절대 이야기 하지 않으신다네요. 그리고 미타라이는 사건이 명확해 진상 밝힐 것도 없다고 하면서 찾아갑니다. 그리고 진상을 밝히지만 그 뒤에 알 수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왜 이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사건은 해결되었다는 것뿐.


뒷부분은 어떤 2류 야구 선수의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의 어려운 생활.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면, 프로 야구선수가 되어 연봉을 많이 받아 그래도 편히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력은 하여도 재능은 없었기 때문에 결국 그렇고 그런 선수가 됩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거품이 꺼질 시기지요. 그리하여 상황은 악화됩니다. .. .. 그리고 하략. 이 이상 쓰면 내용 폭로가 되어 재미가 없습니다.-ㅁ- 그러니 여기까지만 쓰고 접도록 하죠.


이 두 가지 이야기가 어떻게 맞물리는가가 시마다 소지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결말은, 그래도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렵니다. 다만 여기서도 시마다 소지 답게 일본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아주 많이 묻어납니다. 근데 불신이 불신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저런 상황이라면-전관예우라는 구습이 한국에도 뿌리내리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저런 상황이 없으리란 장담을 못합니다. 아니, 있을 겁니다. 하하하하하...........(먼산)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니 야구에 관심이 있는 분이나 아닌 분이나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시마다 소지. 『최후의 일구』, 현정수 옮김. 블루엘리펀트(동아일보사), 2012, 12000원.



덧붙임: 최후의 일구는 퍼펙트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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