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날이 싸늘했습니다. 그 며칠 전까지는 포근했다가 갑자기 꽃샘추위와도 같은 찬바람이 몰아 닥쳐 덜덜 떨었지요. 그런 날이어서 였는지 모인 사람들이 다 같이 라멘을 떠올렸습니다. 얼굴 본지도 꽤 오래인데 같이 라멘 먹으러 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ㅠ'


홍대 주변에 있었던 터라 라멘의 선택지는 넓은 편이었는데, 그날 떠오른 것은 부탄츄가 아니라 쿠자쿠쪽이었습니다. 둘다 이글루스에서 자주 본 이름이지만 최근에는 부탄츄보다는 쿠자쿠-공작의 이름을 더 많이 들었지요. 그리고 가보고 싶은 쪽도 그쪽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느긋하게 걸어서 쿠자쿠에 간 것은 6시 넘어서였습니다. 들어가기 전 메뉴판을 받아 들고 뭘 시킬까 고민했는데 슬프게도 교자가 없더군요. 라멘에는 교자를 같이 시켜야 하는데 없으니 얌전히 포기하고, 미소와 소유, 탄탄멘의 세 종류를 시켜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맥주를, 감기 기운이 있었던 저는 음료수를 시켰습니다. 다른 것보다 마음에 드는 것이 500원을 내면 무제한으로 청량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 겁니다. 500엔이 아니라 500원 맞아요.




이쪽이 미소라멘.






이것이 소유였을 겁니다.




이쪽이 탄탄멘.





태공과 함께하는 전체 사진.

미소와 탄탄멘은 달걀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소유라멘에는 반숙달걀이 원래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두 라멘에도 달걀을 추가했습니다. 500원 추가였던가요. 흰자는 적절히 익었고 노른자는 걸죽한 것이 딱 좋아하는 타입의 반숙달걀입니다.



취향에 따르면 미소>소유>탄탄입니다. 간의 문제이긴 한데 탄탄멘이 가장 짭짤했거든요. 맛이 강렬하다보니 쉽게 지치더랍니다. 소유는 같이 맛을 봐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맹한 느낌이었고, 적절한 된장국물인 미소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니, 소유도 다시 한 번 단독으로 먹어보고 싶으니 최소 두 번은 가봐야 어느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국물있는 음식은 라면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오랜만에 외식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참 좋았습니다. 면은 얇은 면을 쓰는데 소면 수준은 아니고 중면쯤인지라 적절히 간이 배는 것도 좋았고요. 라멘은 일본에서건 한국에서건 일부러 찾아 먹는 음식은 아니었는데 여기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교자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게 아쉽네요.



그리하여 최소 두 번은 더 가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마무리 짓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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