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 앞머리를 보고는 빌려왔습니다. 근데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어서 결말을 확인하고는 고이 책을 내려 놓았습니다. 대출 기간 내내 이 책을 읽어, 말아를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포기했고요.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나, 번역자 후기에 나온 것처럼 이 책은 절대로 공공장소에서는 읽으면 안됩니다. 버스에서는 책 읽는 일이 드무니 보통은 지하철 안에서 읽을 텐데 그냥 읽다가는 휴대용 휴지 한 통과 손수건을 눈물로 적시고 빨갛게 부은 눈과 코를 얻을 겁니다....(먼산)


책 앞머리는 고양이의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이러면 아마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떠올리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대놓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한 어떤 고양이가 있다는데~라고 말입니다. 길고양이였다가 주인공 청년에게 밥을 얻어 먹은 고양이는 그야말로 새침떼기입니다. 그러니까 츤데레....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청년이랑 가까워지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난 인간을 좋아하지 않거든! 그렇거든! 그러니까 너도 인간이니까 좋아하지 않.... 지만 너라면 괜찮아'의 수순을 밟습니다. 다만 앞머리에는 등장하지 않는 어떤 사정으로 인해 청년은 고양이를 더이상 키울 수 없게 되고, 그리고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고양이 여행 리포트』입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혹은 개를 좋아한다면 마음에 들어하시겠지만 문제는 내용입니다. 이거, 최루성이예요. 앞머리를 읽고 혹시하는 마음에 뒷부분을 보고 나서는 고이 내려 놓은 건 그래서입니다. 아주 담담하고 잔잔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중간을 건너뛰고 뒷부분을 읽은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따라서 울고 싶은 일이 있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다는 분께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동물을 좋아한다면 효과는 배가 될 것이지만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충분히 효과를 보실 겁니다. 특히 감정 이입을 잘하는 분이라면... .... 옆에 얼음팩을 두시는 걸 추천합니다.-_-;




아리카와 히로. 『고양이 여행 리포트』, 권남희 옮김. 북폴리오, 2013, 13000원.(未讀)



맨 뒤의 번역자 후기를 보면 아리카와 히로의 책이 한국에서 생각보다 많이 안 팔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말입니다. 으으음.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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