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주어는 어머니. 저도 들어가긴 합니다. 시간 있을 때는요. 주말에 약속 없을 때는 같이 둘러 앉아 만두를 빚습니다.


김치냉장고의 김치도 종종 십니다. 쉬는 것이 아니라 시어서 그냥 먹기에는 쉽지 않은 김치로 변하는 거죠. 그럴 때 김치 통을 비우기 위해 어머니가 쓰는 방법이 만두 빚기입니다. 참고로 즤집은 충청도. 보통은 이북쪽에서 만두를 많이 빚는다고 들었는데 큰집에서 설마다 만두를 빚는 통에 저희도 빚는 것이 아닌가 생각만 할 따름입니다. 최소 1년에 한 번은 빚어요. 목적은 다 김치 처리하기. 그런 고로 집에서 빚는 모든 만두는 다 김치만두입니다.


만두 속을 만드는데 하루가 꼬박 걸리기 때문에 보통은 하루 이틀 시간을 두고 만두를 빚습니다. 이 때도 목요일에 속을 만들고 금요일은 쉬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이어 빚었습니다. 지난주의 일이었네요. 만두피도 밀어 쓰기 때문에 속 만들 때 같이 반죽해서 하루 이상 삭혀 씁니다. 어머니가 피를 밀면 저는 그 옆에서 만두를 빚고요, 만두피가 밀리면 어머니가 잠시 반죽 밀기를 멈추고 같이 빚습니다. 저는 빚기만 하면 되지만 어머니는 피를 밀다, 만두를 빚다, 만두가 모이면 찜통에 올려 찌고, 시간 맞춰 꺼내고, 식은 것은 정리하고 꺼낸 만두는 서로 붙지 않게 펼쳐 말리는 작업을 합니다. 만두 빚는 게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리니 저는 그 작업만 합니다. 만두 속재료는 김치, 두부, 볶은 돼지고기, 파, 숙주. 당면은 안 들어가고 두부는 ... 그 이틀 전에 어머니가 만드셨습니다.(먼산) 두부가 많이 들어갈 텐데 집에 콩이 많으니 그걸로 두부를 만들어야 겠다고 하셨지요. 하하하하하.;ㅂ;






이렇게 보면 참 예쁘게 빚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여간 즤집 만두는 이렇게 땋아 만듭니다. 그냥 꾹꾹 눌러붙이는 것보다 이쪽이 더 단단하게 나옵니다. 게다가 이렇게 땋아 만들기 때문에 만두피를 사다 쓸 수가 없어요. 피도 밀가루를 반죽해서 써야하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B님이 한 번에 100-200개는 빚는다 하셔서 이날 만든 만두를 세었는데 하루에 빚은 것이 대략 200. 김치 큰 통으로 하나를 비워 만두 350-400개 가량은 만드나봅니다. 그래봐야 저희는 겨우내 한 번에서 두 번만 빚으니까요. 자주 만드는 집에 비할바는 아니군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