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쇼샤 정원. 향월대랍니다. 달을 향한 대...? 저 위에 달이 올라 앉으면 그것도 멋진 광경이겠네요.




여행을 다녀온 뒤, 어머니를 붙잡고 그 간의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씀하시는군요. 그거, 가족여행 때도 여행가서는 너무 네가 애쓰는게 보였다고 말입니다.


직전의 가족 여행은 홋카이도 여행이었습니다. G는 나중에 갈 곳만 몇 곳 집어내는 정도였고 여행 주도는 제가 거의 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저는 백수였고 G는 회사원이었으니까요. 이 때의 기억도 이미 희미하지만 하나는 확실하게 기억납니다. 그 때 아르바이트 하던 일의 중간 결과물을 넘기고 갔는데, 여행 도중 결과물을 받아본 클라이언트가 아주 강한 어조로 이걸로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완전히 정신이 바스라졌습니다. 여행 도중에 그랬습니다. 여행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이런 저런 사항을 일러주고 갔는데 여행 도중에 또 그 답변 메일을 받았지요. 하아. 정말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클라이언트의 메일을 받았을 당시처럼 위가 멈출 것 같..... 아니, 왜 엉뚱한 곳으로 이야기가 샜나요.;


하여간 그 때도 일본 여행이었기 때문에 제가 가이드가 되어 이리저리 움직였습니다. 가족들은 제가 이끄는대로 움직였지요. 렌터카는 처음 빌려 공항에서 헤맬때도, 그 다음에 목적지 설정하는 것도, 그리고 안내하는 것도. 중간 중간 표지판 읽는 것 등도 모두 제 몫. 일본어 하는 것도 다 제 몫. 안내하는 것도 제 몫. 호텔 체크인도 제가, 체크아웃도 제가. 근데 어머니가 보시기에 참 안쓰러웠답니다. 쟤가 엄청 애쓰네 싶어서요. 하하하하하핳.........(눈물)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_ㅠ



하여간 종종 저는 선의를 베풀고는 그걸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퍼주긴 하는데 가끔은 그에 대한 보답을 받고 싶은, 그런 때가 말입니다. 음. 그러면 안되는데.=ㅁ= 베풀면 그걸로 잊어야지 그에 대한 보답은 바라면 안되지요.

이번에도 그와 비슷하게 온갖 고생을 하고 안내를 하려 애쓰고는 그걸 당연하게 받아 들이는 것 같은 모습에 실망을 했던 겁니다. 음, 이러면 안되는데.(2) 뭐, 가족과는 달리 그게 눈에 확 보일리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저도 다른 사람과 여행하기에 그리 적당한 타입은 아닙니다. 아침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보통 새벽 5시면 아이패드를 붙들고 놉니다. 5시 반에 씻으러 들어간 적도 있고요. 아침잠이 많거나 잠귀가 밝은 사람에게는 최악일 겁니다. 저녁이 또 빠르기 때문에 반주 한 잔 하고 싶다거나 이자카야에 가고 싶다면 그것도 안 좋겠지요. 가족들은 그런 절 알기 때문에 그냥 저를 놔두고 나가기도 합니다만... 이번 경우에는 오히려 같은 방을 썼기 때문에 그게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거기에 저녁을 또 안 먹는다고 하는 바람에 폐를 끼치기도 했지요. 게다가 머릿속의 경로나 계획을 완전하게 전달하지 않기도 해서. 차라리 아침 브리핑이라도 할 걸 그랬나봅니다.=ㅁ=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생각하고 반성할할 거리들이 많았습니다. 음, 그러니 다음에는 얌전히 G를 끌고 가겠습니다. 매번 여행 가서 싸우긴 하지만 그래도 G만큼 편한 친구가 없어요.

혹시 이 모임에서 다시 여행을 같이 가자고,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전 도망칠 겁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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