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中村好文普通の住宅,普通の別莊』이고 번역한 것이 위의 제목입니다. 2010년에 나온 책인데 中村好文(나카무라 요시후미)로 검색해서 책을 찾다가 안 읽은 책이 몇 권 있길래 손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읽으면서도 긴가 민가한 것은 아마존에 있는 책 리뷰 때문입니다. 책 리뷰 중 하나가 별점 2를 주었더군요. 2점을 주는 이유로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장작난로를 주장하며, 그것이 현실에 맞지 않고 쓰기 쉽지 않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이유에 동의했기 때문에 시큰둥한 마음으로 책을 보았습니다.

...

근데 어디에도 관련 내용이 없네요. 장작난로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다른 책에서 언급되었던 것이고, 이 책은 그 동안 저자가 건축한 여러 집의 사진과 손으로 그린 평면도를 싣고 집을 짓게된 계기 등의 짧은 글을 실었습니다. 난로를 강력하게 주장했다거나 우겼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전혀 없습니다. 착각해서 단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 걸요.



장작난로는 한국에서는 현실에 거의 안 맞습니다. 거의라고 하는 것은 시골에서는 최근까지도 장작을 땠기 때문입니다. 제 나이는 현대 한국 수명의 절반에 못미치긴 하지만 그래도 적지는 않은데, 그런 저도 시골집에서 아궁이에 불지피는 것을 보았습니다. 난로가 아니더라도 아궁이에 불피운 것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있었고 그게 익숙하기 때문에 장작난로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입니다. 근데 이게 실제 사용하면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군요. 연통도 매해 갈아야 하고 아니면 굴뚝 청소를 해야하고. 장작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다 생나무를 때면 그을음이 심하게 나고요. 생각해보면 아궁이도 그을음이 심했지요. 거기에 연기가 심하게 나고 그 탄내 때문에 이웃들에게 항의를 받을 수 있답니다. 저도 올 봄에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생각한 것이지만 생나무나 종이, 나뭇잎을 태우는 냄새는 지독합니다. 그건 가을의 향기를 넘어서 탄내니까요. 특히 종이를 태울 때의 그 단내는 참기 어렵습니다. 기관지에 무리가 오는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였고요.


그런 이야기를 B님이랑 나누었는데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 보니 장작난로를 설치한 집은 별장 혹은 삿포로의 주택입니다. 별장은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아 장작난로를 써도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삿포로의 경우야 뭐... 주택이 워낙 드문드문 있으니까요. 여기 소개된 집은 이웃이 있는 듯했지만 그래도 삿포로니까 괜찮습니다. .. 솔직한 생각으로는 삿포로는 온돌이 더 잘어울리지 않을까 싶은데 온수파이프 보일러를 깔 수 있는 일본 업체가 있긴 할까요. 있어도 많지는 않을 겁니다?



하여간 책을 읽다가 눈에 들어온 부분만 골라 적어봅니다.


12쪽, 서문.

전시회명이 Come on-a my house展이라는데.... 아무리 봐도 저 영어 이상합니다.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집이 좌식이 아닌 입식 생활이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거실. 소파나 테이블과 의자 형태가 아닌 곳은 많지 않습니다. 집이건 별장이건 입식이 많더군요. 다만 다마나와의 집은 거실 가운데를 한 단 들여 파서 재미있는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제 취향은 아닙니다. 이 집의 벽난로에는 성경의 라틴어 문구를 넣었다는데, 그 뜻이 달도 별도 신이 거기에 배치한 것-月も星も神がそこに配置されたもの-이랍니다. 근데 아무리 구글 번역기를 돌려도 사진에 찍힌 문구는 안나오네요. Lunam et stellas qux tu fuse(a?)sti.... 나중에 여쭤봐야겠습니다.



이전에 교마치민박에 들어갔다가 다다미 알레르기 혹은 민감성 체질이라는 걸 알았으면서도 다다미방을 보면 괜히 눈이 더 갑니다. 지금 방도 그렇지만 원체가 방에서 굴러다니길 좋아해 그럴 겁니다. 공부할 때는 책상을 선호하지만 놀 때는 마루가 더 좋습니다.



118쪽.

그 부분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가능하면 석유화학제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지만 '자연소재 이외는 사용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묵으면(古びたときに) 아름답게 되는 소재를 사용하고 싶다'는 것이다"라는 건데 뒤에 예로 드는 것들을 보니 나름 이해가 됩니다.



127쪽에 소개된 구가하라의 거처는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이건 저자 본인의 거처인 셈인데, 어쩌다보니 20년 동안 땅을 빌리는 것과 유사한 상태가 된 곳이 있어서 거기에 2층 집을 올렸답니다. 다른 책에 소개된 계단 벽에 설치된 서가와 허공답보(...) 형태의 서가도 여기 있더군요. 그러고 보니 난로도 있어요. 허허허. 집은 혼자 살기에는 조금 큰 것 같지만 부부가 살기에는 딱 좋은 정도로 보입니다. 근데 실면적이 83평방미터네요.



192쪽에는 앞서 다른 책에 소개한 등받지와 다리가 다른 7인용 분리형 의자가 있습니다. 이거 참 귀여워요.



Asama Hut이나 Lemm Hut에도 체크를 해둔 걸 보면 확실히, 전 작은집 취향인가봅니다. 한 눈에 싹 들어오는 집이 놓아요. 물론 에시에릭하우스 같은 건 기준에는 많이 크지만, 그래도 혼자 사는 집이란 점은 비슷하려나요. Lemm Hut은 한국에도 번역된 오두막 이야기의 그 집입니다. Mitani Hut도 다른 곳에서 많이 소개되었지요.



마음에 드는 집이 꽤 많아서 구입을 고민하고는 있지만 번역본이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꽂아 놓을 공간이 없기도 하고. 흑흑흑. 하여간 이 집들 참 멋져요.




中村好文.『中村好文普通の住宅,普通の別莊』. TOTO出版, 2010, 33120원(교보기준).



저런 집을 지으려면 일단 땅부터 확보해야하는데.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결국 아파트로 가겠지요. 하하하하.;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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