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妖怪アパートの幽雅な食卓: るり子さんのお料理日記'. 번역해서 그대로 제목에 올렸습니다. 원작인 요괴아파트 시리즈는 만화나 애니보다는 소설이 더 궁금한데 한국에는 만화만 7권까지 나왔습니다. 주변 분들이 재미있다고 이야기 많이 하시지만 원서로 읽기는 망설여지고. 그래서 번역본이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랬는데 거기 등장인물 중 루리코라는 분께서 그렇게 음식 솜씨가 좋으시다더군요. 그러더니 책도 내셨습니다.



저야 원작을 보지 않았으니 어떤 분인지 모르지만 일본음식을 주력으로 하며 뭐든 뚝딱 맛깔나게 만드는 아주 솜씨좋은 분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이 책에 실린 음식들도 상당수 일식이거나 일식풍입니다. 컬러사진은 맨 앞에만 실려 있고 본편은 그냥 글만 줄줄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옛날식 요리책인데 설명도 그렇습니다. 80년대 나올 것 같은 그런 컬러 사진에, 내용도 그렇고요. 게다가 내용의 행간이 좀 심합니다. 이 조리법대로 따라가서 음식을 제대로 만들려면 상당한 솜씨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음식 솜씨에 따라 활용도가 갈릴 책이네요.



각 조리법마다 별이 붙어 있어, 하나는 쉬운 것 다섯은 어려운 겁니다. 훑어 보니 별 다섯까지는 없고 최고가 별 셋이네요. 다만 이름만 보고 쉬운 요리가 왜 별 셋인가 해서 보면 과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풍(和風) 카레우동은 별 셋입니다. 난이도가 높은 셈인데 제목만 봐서는 카레우동이 왜 어려운가 싶습니다. 재료중에 아예 카레도 있거든요. 미리 만들어 놓은 카레를 쓰는데도 그런 이유는 만드는 방식의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카레우동은 카레를 약간 묽게 끓여 거기에 우동면을 삶는 건데, 이건 우동면을 삶아 국물을 붓고, 그 위에 달걀부침을 취향에 맞게 익혀 올린 뒤 카레를 붓습니다. 관건은 저 달걀부침이고요. 薄焼き卵가 원어로 달걀부침이라 해석했는데 아무래도 오믈렛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달걀 두 개에 밤전분 약간을 넣어 프라이팬에 미리 부쳐내거든요. 자아. 이쯤되면 왜 별이 높은지 슬슬 이해가 됩니다.


설명이 간략하기 때문에 만드는데 난이도가 있지만 원작을 좋아하신다면 볼만합니다. 등장인물들과 관련된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고 방의 구조나 풍경도 함께 나옵니다. 원작을 보지 못했으니 아쉽기는 하고.... 번역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ㅠ_ㅠ



香月日輪(원작). 『妖怪アパートの幽雅な食卓 るり子さんのお料理日記』. 2009, 講談社, 1188엔.


교보에서는 회원할인 적용해서 11980원입니다. 가격만 보면 살만 하지만 책이 얇고 컬러가 아니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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