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킨포크라는 책이 교보문고에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맨 처음 본 것은 교보 일서란이었다고 기억하는데, 번역본으로도 나오더군요. 킨포크(Kinfolk)가 뭐길래 그렇게 유행을 타나 했더니, 책 날개 부분에 나온 책 소개는 이렇습니다.


kinfolk

친족이나 일가를 뜻하는 말.

2011년 창간된 글로벌 감성 매거진의 명칭으로 '느린 삶의 기쁨'을 재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전 세계적 커뮤니티를 의미.


전 비뚤어진 감성의 소유자기 때문에 아랫줄과 같은 설명을 보면 절로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성격이 나빠서 그래요.


그리고는,


2011년 미국 포틀랜드 교외에 사는 한 젊은이는 작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상업 광고를 배제하고 현재 우리들의 일상을 투영하되,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캐주얼 잡지를 만들자는 것.

절제된 글과 감각적인 사진, 진정한 휴식이 담긴 계간지 <KINFOLK>는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젊은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미국은 물론, 유럽, 호주, 일본까지 급속도로 퍼져나가 수많은 킨포크 정신의 추종자들을 낳으며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바꾸고 있다.


라고 아래 적어 놓았습니다.



.. 역시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킨포크 테이블』은 출판사가 윌북입니다. 어딘가 싶다가도 타샤 튜더 책 출판사라고 하면 바로 깨달으실 겁니다.

계간지는 책읽는수요일에서 앞권을 냈고, 중간부터는 디자인이음에서 내고 있네요. 출판사 이름이 바뀐 건지, 아니면 출판사가 바뀐건지는 저도 모릅니다. 책읽는수요일에서 나온 킨포크 1-7까지는 전자책으로도 있습니다. 가격이 달랑 3천원 저렴하지만 쌓아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해도 좋네요. 슬프게도 『킨포크 테이블』은 전자책이 없습니다.



다만, 잡지 취향이 맞는가를 물으신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할 겁니다. 안 맞아요.

지금까지 보던 『천연생활』이나 그와 비슷한 내용의 다른 책들과 차별점이 안 보입니다. 대체적으로 예술가나 관련 업종이 많고,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으며, 소박한 삶을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보고 있노라면 TV 속에 박제된 무언가를 보는 것 같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네요. 오히려 『천연생활』 같은 잡지가 더 실용적이지 않나라는 망상까지 듭니다. 이게 왜 망상이냐면, 그다지 실용적이지는 않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양쪽 잡지가 매한가지로 남의 삶을 보여주고 그걸 따라할지 말지는 독자의 선택으로 남겨두나, 『천연생활』은 조금 더 유명한 인물의 살림을 들여다보고, 『킨포크』는 느린 삶(slow life)를 수행하는 개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사진의 '멋부림'이 후자가 더 강하다고 느꼈고요. 박제된 삶이라 표현한 건 그래서입니다.


읽은 것은 『킨포크』 2권, 그리고 『킨포크 테이블』 2권입니다. 『킨포크 테이블』은 계간지에서 소개한 음식들의 조리법을 모은 책입니다. 마음에 든 조리법만 골라 놓고 보니 다 빵만드는 법이네요. 물론 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면 초보자는 실패확률이 높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전체를 옮기자니 저작권 문제로 걸리는 것이 있어 약간 얼버무려 적어 보자면..


작은 그릇에 우유, 물, 이스트를 넣고 섞어준다. 이스트가 살아나 기포가 생길 때까지 10분 정도 둔다.


큰 그릇에 강력분, (중략) 넣고 잘 섞어준 다음 아까 준비한 이스트 혼합물을 섞는다.


반죽에 탄성이 생기고 손에 거의 묻어나지 않을 때까지 15분 정도 손으로 치댄다. 그릇에 반죽을 옮겨 담고 행주로 덮은 다음 반죽이 2배로 부풀 때까지 1시간 정도 따뜻하고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둔다.


반죽을 타원형으로 모양을 잡아 준비한 식빵 팬에 넣고 랩으로 덮은 다음 냉장고에 하룻밤 동안 휴지시킨다.

(하략)


... 이대로 따라하면 빵이 잘 나올까요..?; 완성 사진은 있지만 과정 사진은 없더라고요. 뭐, 어떻게든 되겠지....;



『킨포크 테이블』은 가볍게 한 번쯤 볼만 합니다. 하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아요.'ㅂ';





네이선 윌리엄스. 『킨포크 테이블 2』, 박상미 옮김. 윌북, 2014, 14800원.


판형이 크고 종이가 조금 두꺼운 편입니다. 181쪽의 책 치고는 무겁긴 한데 컬러라 그렇긴 할거예요.'ㅂ'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