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길어서 줄였는데, 원래는 일상 미스터리 앞에 기묘한을 넣었다 뺐습니다.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이지만 추리라고 하기에는 묘합니다. 그도 그런 것이 탐정역을 하는 가사사기는 뭔가 허당이고 화자인 나, 히구라시는 굼뜨고 멍청한 것 같지만 사실은... (먼산)


어차피 그렇게 적어봤자 다들 아시긴 할 겁니다.=ㅅ= 1편을 보면 구도가 나오고, 그게 반복적인 패턴으로 등장합니다. 중고매장을 운영하지만 장물도 은근 슬쩍 취급하는 가사사기 중고 매장의 부점장인 히구라시는 원래 미대 출신입니다. 대학 졸업 뒤에 놀고 있다가 가사사기의 제안으로 중고매장의 부점장이 됩니다. 점장과 부점장만 있는 중고 매장이지요. 말이 좋아 중고매장이지 고물상이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고민되더군요. 도대체 쓸모라고 없는 물건을 매입해서는 히구라시가 어떻게든 팔만한 물건으로 만들어서 진열하고. 팔리는 이야기는 거의 안나오더랍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가사사기는 조증 환자인 것 마냥 뭐든 긍정적으로, 자기 본위적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도 다 그렇게. 그래서 해결사로 나섭니다. 그런 가사사기의 뒤를 쫓아다니는 것은 여중생인 미나미인데....


총 네 편의 단편이 있지만 다 모아서 읽고 나면 허탈합니다. 왠지 담배 한 대가 땡기는 그런 소설. 아련하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뭔가 답답합니다.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히구라시나 가사사기가 그렇게 계속 살거라고 생각하면 한숨만 나옵니다. 허허허.


가볍게 읽을만은 하지만 일고 난 뒤의 감상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나 싶은데... 취향에 안 맞는 것 같군요.=ㅁ=



미치오 슈스케.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김은모 옮김. 북폴리오, 2011,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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