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은 대개 가격 대비 성능비, 혹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은 편입니다. 애초에 기대치가 높지 않다 하더라도 기본 이용 요금이 비싼 편이잖아요. 물론 애슐리처럼 평일 런치가 2만원도 채 안된다면 조금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2만원을 훌쩍 뛰어 넘지요. 시간 제한이 있을 경우엔 자리 이용료까지 생각해서 더욱 만족도가 낮아집니다.

하지만 그 만족도라는 것도 상대적인 개념 같더군요.=ㅅ= 고가의 뷔페는 가는 일이 드문지라 특히 이런 경우는 가성비를 따지기 쉽지 않아요.;


그래도 파빌리온이 마음에 든 것은 사람이 많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였으며, 그래서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 부분이 컸을 겁니다. 평일 점심에 다녀왔거든요. 백수라 가능한 거죠. 뭐, 가족 외식으로 간 덕에 휴가를 내서 일부러 맞춰 나온 사람도 있었지만 그거야..'ㅂ';
(덧붙이자면, 얻어 먹는 밥은 가성비가 높게 측정되는 편입니다.)

정확한 가격은 홈페이지를  찾으면 되지만 세금이랑 기타 등등 포함해서 1인당 6만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네 명이 26만 조금 넘게 나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첫 판. 뷔페를 잘 먹는 법은 고이 뒤로 미룹니다. 제가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으면 되는데, 이날은 고기가 조금 많이 땡겼던 지라 첫 접시부터 끝 접시까지 탄수화물은 얼마 안되었고, 섬유소는 아예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진 맨 앞은 갈비, 그 옆은 딤섬 코너의 딤섬들. 노란피가 새우가 들어간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게 제일 취향이었습니다. 한 시 방향에는 탕수육이, 그 왼쪽에는 새우튀김, 얼룩덜룩 길죽한 것은 소시지, 붉은 색은 메로 구이. 가운데도 고기였다고 기억하는데 뭐였는지는 잊었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고기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제일 맛있었던 것은 갈비였지요. 적당히 달달하고 야들야들한 살이 참 맛있더랍니다.




저보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먼저 식사를 한 덕에 제가 열심히 식사중인 동안 간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손도 안댔고요.




바질 조개 크림수프였다고 기억하는데 바질 향이 강해서 몇 숟갈 뜨다 말았습니다. 10시 방향에는 새우전. 통 새우살을 적당한 크기로 다져서 빚은 전인데 꽤 맛있습니다. 역시 술을 부르는 메뉴고. 그 앞은 우엉 밤 조림에서 밤만 가져다 먹은 흔적입니다. 앞부분은 회, 오른편에는 초밥 세 조각.
생선류는 비리다는 느낌이 있어서 한 번만 가져다 먹고 말았습니다.




그 다음에 가져다 먹은 양송이 수프는 그럭저럭. 하지만 아주 맛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베이징 덕은 맛만 보는 걸로 끝났고. 딤섬 몇 조각에, 탄두리 치킨이랑 동파육. 동파육은 흐물흐물한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부드럽더군요. 하지만 전 씹히는 고기가 더 좋습니다. 훗훗. 탄두리 치킨도 적당히 기름기 있는 닭고기지만, 음. 여기는 소고기가 더 맛있더라고요.-ㅠ-
(일반 음식점에서는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소고기보다 훠어어어얼씬 선호합니다.)



잠시 쉬는 의미에서 오메기떡 반쪽짜리랑 와플. 와플은 벨기에 스타일인데 갓 구운 것이 아니라 아쉽습니다. 하지만 시럽을 듬뿍 뿌렸으니 그걸로 만족. 카페라떼랑 같이 먹었다면 더 맛있었을 텐데 카페라떼가 늦었어요.




그 사이, 번호표를 꽂아 두었던 스테이크가 그제야 옵니다. 몇 번이고 주문할 수 있다는 블루베리 소스 스테이크였는데 고기가 참 야들야들하니 맛있더군요.




저기 한 쪽 구석에 따로 있던 바리스타님께 카페라떼를 받아 들고 와서 사진 한장. 슥슥 우유피처를 흔드는 것만으로도 저런 근사한 그림이 나오네요.+ㅠ+




하여간 파빌리온을 마음에 들어한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고기. 이날의 고기는 참 맛있었습니다. 다른 날은 어떤지 몰라도, 갈비도 그렇고 스테이크도 그렇고 야들야들하고 적당히 부드럽고 질기지 않은 것이 술술 넘어가더군요. 한국에서 먹은 고기 중에서 한 손에 꼽힐 정도로 좋았습니다. 애초에 쇠고기는 밖에 나가 먹는 일이 거의 없고, 쇠고기 스테이크는 비싸다는 이유로 거의 외식한 적이 없긴 합니다. 아주 가끔 이런 뷔페에 섞이면 먹을까.

하여간 가격이 6만원이 넘는다 해도, 스테이크 두 번 주문해서 먹으면 충분히 만족할만 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스테이크를 다른 곳에서 먹으면 3만원은 가뿐히 넘으니, 저정도 스테이크면 두 번 갖다 먹고 다른 다양한 음식 먹고, 괜찮은 커피를 마시며 3시간 정도 즐길 수 있다면야 충분히 괜찮습니다. 게다가 차도 3시간 주차 무료니까요.

다음에 언제 한 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데..... 역시 제 돈 내고 먹기에는 지갑이 빈약합니다. 하하하;ㅂ;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