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결 중 기에 해당합니다. 장소는 가로수길 르 알라스카. 가로수길도 이제 체인점이 많이 들어와서 올해까지만 다니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청동이 그렇듯 여기도 예전의 그 분위기가 아니겠지요. 뭐, 자주 다닌 것은 아니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르 알라스카의 빵은 꽤 좋아합니다. 홍대 빵집들의 빵과는 또 다른 맛이거든요. 재미있는 건 홍대에도 그렇게 많은 빵집이 있지만 여기 빵과는 겹치지 않습니다. 홍대 빵집의 이미지는 일본에서 배워 온 빵, 담백한 빵인데 이쪽은 유럽이나 미국계?; 제멋대로 생각하는 것이긴 하지요.

옥수수빵은 홍대빵집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1800원으로 여기서 파는 방 중에서는 가격대가 낮은 쪽에 속하는 빵이라 고민하다 집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뒤에 전에 해당하는 메뉴를 정해뒀던 터라 가볍게 먹고 싶었거든요. 거기에 아침에 커피를 한 사발 마시고 나온터라 커피음료는 피하고 싶어서 청포도주스를 시켰더니 그건 또 품절. 빨간포도라길래 그냥 자몽으로 바꿨습니다. 두 개 합하여 8500원이던가. 주스도 상당히 가격이 높지만 무첨가인 것 같더라고요. 자몽 특유의 시고 쓴 맛이 그대로입니다. 레드오션이었나 하여간 그 비슷한 이름의 코슷코 주스를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그건 아주 달달한 자몽주스니까요.-ㅠ-


옥수수빵은 어렸을 때 가끔 사다 먹었던 그 옥수수빵맛인데, 소다를 넣지 않았는지 텁텁한 맛이 나지 않아 좋았습니다. 약간의 단맛도 그렇고 입자가 굵은 것도 그렇고 딱 취향입니다. 크기가 작고 가격이 비싸고 집에서 사러가기 멀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입니다.
자몽주스는 위의 간 얼음을 쑥쑥 밀어 넣어 마시면 더운 여름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음료겠더군요. 평소 따뜻한 음료를 마시다보니 이런 찬 음료는 시키는 일이 많지 않은데 이날은 꽤 괜찮았습니다.


언제 또 빵 사러 가고 싶군요. 훗훗훗..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