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밴드웨건』이 떠오릅니다. 락은 사랑이자, 락은 인생이고, 락은 진리입니다. 후훗. 나이 예순 넘어 이미 손자가 초등학생인 락커님께서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폐부 직전의 락밴드를 살려보려는 두 소년이 있습니다.


고등학생이 마리화나를 했다는 것 자체가 미친 일이고, 그에 관해서 흘러간 상황은 대체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이 교내에서 사고를 쳤다면 더 문제였겠지만, 경찰에서 연락이 들어온 것이 어쩌면 상황이 커진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그 두 학생이 외부에서 사고를 일으켜, 경찰에게 검거가 되어, 그 다음에 학교로 연락이 온 덕에 학교에서는 이 학생들이 소속된 밴드부 폐쇄 결정을 내리거든요. 어차피 실제 활동하던 것은 이 두 학생과 다른 후배 한 명 뿐이었으니 학교에서는 거리낌이 없었을 겁니다. 그것도 유명한 밴드가 아니라 교내 밴드. 게다가 이미 죽어가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상황의 반전은 교장입니다. 밴드부의 해체를 반대하는 유령 부원의 주장을 듣고 교장은 세 가지 조건을 붙여 허락합니다. 고문을 둘 것, 고문이 있을 때만 연주를 할 것, 반년 이내에 성과를 거둘 것. 활동 부원과 전(前) 유령부원은 같이 손을 잡고 신입멤버를 찾아 헤매며, 거기에 고문을 맡을 교사를 찾아 다닙니다. 하지만 대대적인 사고를 친 밴드부에 적을 두려는 교사도, 학생도 없지요. 이 모든 이야기는 그렇게 1학기와 함께 시작합니다.'ㅅ'


당연한 이야기지만 결론은 ROCK입니다. 마지막에 무시무시한 반전도 등장하긴 하나, 전체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밴드부 부원을 모집하기 위한 좌충우돌
-ROCK, 음악, 밴드에 대한 열망
-밴드부를 반대하고 학생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교사와의 충돌
-LOVE
-청춘

이 모든 것이 뒤섞이면 이 짧지만 긴 소설이 됩니다. 부원을 모집하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고, 고문을 부탁하고, 열심히 연습하며, 밴드부에 대한 학생들의 비난어린 시선도 감내합니다. 그리고 결론은 ROCK. 으흑. 보고 나면 악기 하나 쯤 붙들고 싶어지는 그런 여운이 남습니다. 당연히 행복한 결말로 끝나고요.


도서관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보너스 트랙』 옆에 꽂혀 있길래=같은 작가이길래 고민하다 들고 왓는데 오늘 아침부터 시작해 방금 전 끝냈습니다. 아마 C님은 이미 보셨거나 좋아하실 것 같...-ㅂ-;;
(이미 보셨던가;;)


마음에 안드는 건 판형입니다. 『도서관 전쟁』은 이보다는 글자크기가 작고 빡빡한 편인데 같은 라인으로 나온 『보너스 트랙』이나 『층계참의 빅노이즈』는 책이 두꺼워서 건드리기 망설여집니다. 사실 내용 압축하면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북홀릭판 수준으로 낼 수 있을 것 같은 걸요. 하드커버가 아니라 소프트커버였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런 점은 조금 아쉽네요.

뒤늦게 접한 것이 아쉬워 다시 한 번 읽으러 갑니다./ㅅ/



코시가야 오사무. 『층계참의 빅노이즈』, 김진수 옮김. 스튜디오본프리, 2010, 12000원.


도서관에서 빌렸던 터라 표지는 못보았는데, 지금 보고 당황했습니다. 일러스트 김형태..ㄱ-; 왠지 손이 더 안가는군요. 표지가 케이토가 아니라 유사쿠 같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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