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 아예 『집을 순례하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주택 순례기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제목과 설명 그대로, 이 책은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건축가가 사는 집들을 방문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은 번역서 대부분을 읽었다고 기억하는데, 앞서 나온 『집을 순례하다』가 서양의 유명 건축가가 지은 집을 구경하러 갔다면, 이번에는 일본 내의 여러 건축가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합니다. 전자는 건축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유명 건축가지만, 여기서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그런 건축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건축계 원로들의 집을 갑니다. 건축가들이 살고 있는 집은 대부분이 스스로 지은 것이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짓지 않았다 해도 살고 있는 집은 건축가들의 관점과 생각 등을 반영하기 마련이지요. 그래서인지 각인각색, 같은 집은 전혀 없습니다. 다들 특이한 분위기를 품었습니다. 그리고 훨씬 생활감이 묻어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집이 크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작은 집보다는 큰집이 많네요. 아무래도 일본은 단독주택을 지어 사는 경우가 많고, 집합주택은 선호하지 않으니 그런 것이겠지요. 거기에 4인 가족이나 4인가족을 위해 설계되었던 집이 많아 그런지 대부분의 집이 큽니다. 그래서 100% 마음에 드는 집은 없네요. 공간이 마음에 드는 곳은 여럿 있습니다. 정원이나 숲이 내다보이는 욕실, 아늑한 공간, 뒹굴뒹굴 굴러다닐 수 있는 그런 곳.


그리고 개보다는 고양이 키우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재미있더군요.


평면도가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지만 방문기들의 내용 자체가 길지 않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집을 순례하다』는 한 집을 충분히 분석하고 살피고 공간 구석구석을 돌아보는데, 이 책은 연재되었던 잡지의 지면 때문인지 그런 부분이 적습니다. 아쉽네요.;ㅅ;


나카무라 요시후미. 『건축가가 사는 집』, 정영희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4, 16000원.


책이 크고 무겁다는 것이 아쉽지만, 가격을 보면 그런 이야기는 쏙 들어갑니다. 이야아아. 상당히 저렴하네요.-ㅁ-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