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에 대해 한 번쯤 돌아봐야 할 일이 생겨서 정리차 끄적여 봅니다. 원인은 다른 것이었는데, 글쓰기를 촉발한 것은 네이버의 모 카페입니다. 조아라에서 들어 가입했는데 카페에서 신나게 노는 것을 보니 참 귀엽 ... 이게 아니라; 하여간 이모저모 생각나는 것들이 많아서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정리하며 적을 생각입니다. 시리즈가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일단 무협하고 로맨스도 대강 생각은 해두었고요, 판타지는 조금 복잡하게 다뤄야 할 것 같고.....


일단 이야기는 최근에 보았던 어느 글에서 시작됩니다.

어딘가에 'BL은 내 인생의 흑역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나 봅니다. 아무래도 카페 특성상 BL을 보는 사람들이 많을 터인데 그 이야기를 듣고는 여러 사람들이 분개했더랬지요. 그래도 그 자체가 하나의 취향이니 취향은 존중해야한다는 분위기로 대강 끝맺었을 겁니다.
저는 BL이 내 인생의 흑역사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지금은 아니라는 거죠. BL도 BL 나름이니까요. 뭐, 설마 여기서 BL이 뭐냐고 물으실 분 ... 있으시려나요.ㄱ-;


꽤 오래 전의 일인데, 그 때 잠시 동인에서 거의 완전히 손을 떼었습니다. 불가항력의 사태가 터진 것도 원인이었지만,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그쪽 동인활동 시기, 정확히는 BL 소설을 보고 동인지를 사모았던 시기를 덮어두고 싶었던 것도 큰 이유였습니다. 지금이야 이런 건 어차피 개인 취향이니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별 문제는 안된다고 보지요. 하지만 그 때는 조금 달랐습니다. 피해망상은 아니고 그 비슷한 것이 있어서, BL은 더 이상 손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BL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취미로 보이지 않으며, 그건 만화나 일본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 더 저급의 취미로 보인다. 그러니 나는 이 쪽에 빠졌던 일을 감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합니다.'ㅂ' 지금은 상당히 다릅니다. 지금 제가 읽는 BL의 상당수는 BL을 읽고 싶어서 혹은 BL을 쓰고 싶어서 썼던 그런 수준의 소설을 넘어 굉장히 퀄리티가 좋은 것도 많거든요. 그리고 제 자신이 이 BL 자체를 하나의 장르문학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다르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소설들은 BL은 하나의 장르이고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소재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BL이 주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건 하나의 장르적 특성이라고 봅니다.

BL이 장르문학이냐에 대해서는 논할 부분이 많겠지만 로맨스소설과 같은 맥락에서 장르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장르문학이 뭐냐부터 따져야 겠지만 그건 아직 찾지 못한 고로 패스. 이 부분은 나중에 관련 논문을 찾아보고 정리하겠습니다.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냐면 웃지요. 아마 보고서 1차 검토 시한이 다음 금요일이라 폭주하는 걸겁니다.)


하여간 지금도 꾸준히 BL을 읽고 있고, 조아라에서 선작한 소설의 상당수가 BL이고, 가끔은 BL 만화도 사보는 주제에 BL보는 걸 흑역사 취급한다면 제 흑역사는 여즉 현재진행형인 겁니다. 지금이야 당연히 흑역사 취급할 생각은 없어요.-ㅂ-; 글 잘쓰시는 분도, 소재를 잘 버무리시는 분도 많아서 말입니다. 거기에 r모님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취향이라.... 그리고 중2병에 걸려 있던 그 철없던 시절에 상당히 위안이 되었지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제 가치관 일부분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었고요. 하하하.
그 때문에 솔로로 늙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만. 아니, 늙어간다보다는 독야청청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겁니다. 또 그렇게 할 겁니다.+ㅅ+



기억이 맞는지 가물가물하지만 집에 들어온 동인지 중 안나가고 버티고 있는 것은 r님의 소설이 거의 유일하지요. 최근 들어온 조아라 개인지는 예외적이긴 합니다만.; 책을 잘 만든데다가 게임 덕 기질을 자극하기 때문에 놔둔 책도 있고요. 의외로 로맨스 쪽은 집에 남아 있는 책이 드뭅니다. 로맨스 특성상 한 번 출간되면 다시 구하기가 어려운데, 그래도 로맨스 소설은 집에 잘 안 들이네요. 로맨스라 해도 다른 장르가 혼합된 것을 같이 들이지 로맨스 단독으로는 잘 안 사나봅니다. 하지만 집 어딘가를 뒤지면 분명 로맨스소설들이 튀어나올 겁니다.



이 다음으로 SF나 판타지, 무협지, 기타 등등을 다뤄보고 싶은데 그럴려면 먼저 장르문학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겠네요. 가만있자 관련 논문 검색부터...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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