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고쿠 나츠히코, <광골의 꿈>, 손안의책, 2006

제목만 들어도 뭔가 해골이 덜그럭거리며 춤을 출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어제 밤에 본 CSI 뉴욕편이 해골로 시작한바, 의미가 깊군요. ... 진담으로 받아들이시면 안됩니다. 하하하하하;


아침부터 상큼하게 하는 이야기란게 해골. 그래도 이번 책은 교고쿠도 시리즈 중에서 가장 무난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부메의 여름이나 망량의 상자나 읽고 나서 며칠간 끙끙대고 있었는데 이쪽은 그래도 쌈박하게, 가볍게 마무리가 됩니다. 그점에서는 지금 읽고 있는 흑과 다의 환상이 머리아플 여지가 많습니다. 온다 리쿠의 코드도 사람의 가슴에 비수를 푹 찌르는 데는 뭔가 있으니까요. 흑과 다는 다음에 마저 이야기 하도록 하고..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대개 패턴이 사건이 발생한다 혹은 사건의 피해자, 피의자가 알 수 없는(그러나 본 내용을 다 파악하면 알 수 있는) 이야기를 중얼 거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걸 우울증 환자인 안나가는 환상소설 작가에게 들고온다거나, 아니면 그 외 다른 등장인물들-어디서건 반드시 이 패거리(?)와 연결된-에게 손님이나 누군가가 찾아와 상의를 한다거나 하여 전개됩니다. 그리고 교고쿠도는 책상머리 탐정, 그 외는 탐정의 지시 하에 투덜거리며 움직여서 정보를 캐냅니다. 지시를 받지 않고 본인의 마음대로 움직여도 정보는 어차피 교고쿠도에게 흘러가더군요. 그리고는 해결사 교고쿠도가 출동해 책 반 권 분량에 걸쳐 구구하게 사건을 설명합니다.
책의 10%가 도입, 40%가 교고쿠도를 중심으로 한 만담(이라기보다는 알 수 없는 해설. 심리학부터 의학, 민속학 등의 분야를 망라합니다), 40%가 교고쿠도의 사건 해설, 나머지 10%가 잡다 이야기인고로 ... 물론 그대로 믿지 마시고 어느 정도 깎아 들으시는 것이 좋지만 책을 일단 읽고 나면 저런 분포도가 자동으로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거기에 이번 권을 읽으면서 교고쿠도 시리즈에 나오는 또하나의 공통점을 깨달았습니다. 이제야 깨달았다는 점이 둔하긴 하지만..; 시리즈마다 의학적인 이야기가 꼭 한 번씩 등장합니다. 우부메에서는 개구리(인지 두꺼비인지)와 관련된 의학적 설명을, 망량에서는 그 기묘한 생명유지장치를, 광골의 꿈에서도 프로이트, 뇌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광골의 꿈에서 등장하는 의학코드는 미리 알려드리면 내용폭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은근슬쩍 넘어갑니다.

아, 광골의 꿈을 읽기 전에 프로이트나 정신분석학 쪽 책을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군요. 앞에서는 그 수염난 할아버지에 대한 반항의식이 줄줄 등장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한 번 더 ... 읽기는 미묘하고. 혹시 전권 대출해 가실 분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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