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히나마쓰리부터.

2월 18일부터 3월 3일까지 안국동 일본문화원 2층에서 열린 히나마쓰리 돌하우스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오후에 다녀왔지요. 날마다 출근하면서 현수막은 보았는데, 다음에 가야지하고 미루다가 어제 아침 화들짝 놀랐습니다. 그냥 놓치기는 아까워서 어쩔까 하다가 어제 일찍 퇴근해서 다녀왔습니다. 양이 많아서 전체 올리기는 그렇고, 돌하우스 전시회는 따로 할 말도 있기 때문에 히나마쓰리와 돌하우스 전시회로 나누어 올립니다.


부스 자체는 히나마쓰리보다는 돌하우스가 훨씬 많습니다. 작년 여름에 보았던 것 같은 세시풍속 전시(링크) 같은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이쪽을 기대했는데 많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히나인형들이 상당히 멋집니다. 그러니까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에서 나온 것 같은, 그 히나 인형이더군요. 여행가는 (예비 약혼자) 오라버니께 드렸던 히나인형이 딱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아니, 크기를 봐서는 그건 이보다 작을 겁니다. 여기 나오는 히나인형은 여행가방에 챙겨 들고 가기 버거울 정도로 크거든요.


전체가 사람 키만합니다. 총 7단이지요. 이걸 보니 코난 극장판 6이 떠오릅...(읍읍읍읍읍)
하여간 아랫단은 물건이고 1, 2, 3단과 5단에 인형이 올라 있습니다. 이렇게 전체를 모은 것이 있고, 아예 각 단의 인형을 놓고 설명을 붙인 것도 있습니다. 사진 오른편에 있었지요. 사진 왼쪽편 공간은 전체가 다 돌하우스입니다.




맨 윗단(1단)에 있는 것이 다이리비나. 내리(內裏)라는 단어는 종종 읽어서 알고 있는데, 이걸 다이리라고 읽는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헤이안시대, 천황과 황후가 살던 공간을 그렇게 부른다는 군요. 천황보다 황후가 나이 들어 보이는 것 같지만 넘어갑니다.(...)




그 아래는 궁녀에 해당하는 칸조管女 셋. 표기는 안내판을 따릅니다. 모여 있을 때는 각각 물건을 하나씩 들고 있는데 여기서는 빼 놓아서 손이 비어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이 나가에(長棅), 삼보(三方), 초시(銚子)랍니다. 초코가 아니라 초시라고 읽는군요.




고닌바야시. 노가쿠의 음악을 담당한답니다. 5인 전대가 떠오르지만 넘어갑니다.




앞의 셋이 시초(仕丁)인데 산닌고조(三人上戶)라고도 부른답니다. 유일한 서민들로 얼굴 표정으로도 구분이 된다는군요.




뒤가 즈이진(隨身). 헤이안시대 이후 황족이나 귀족을 경호하는 근위부의 관원을 말한답ㄴ.다.
저는 『파파톨드미』에서 좌대신 우대신이라고 하길래 『내추럴』과 연관지어 같은 건가 했더니 전혀 다른 관직인가봅니다. 단에서는 둘다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거든요. 복장 자체는 『내추럴』에서 미카엘과 사이몬이 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을 감안하면, 어쩌면 그 활당기기 행사는 살아 있는 히나 인형을 염두에 두고 벌인 건지도 모릅니다. 그건 여름 행사고, 히나 마쓰리는 3월이긴 하지만요.
하여간 오른쪽의 늙은 분이 사콘노추조, 왼쪽의 젊은 쪽이 우콘노추조. .... 어, 『인형사 사콘』은 인형이 어린쪽이지 않았던가요?




왕비님과 왕의 아래를 보면 다다미가 있습니다. 진짜겠지요. 그러니까 인형용으로 만든 다다미.





입은 옷 자체가 12겹. 이야아아. 쥬니히토에에다가, 옷자락 자체도 살짝 부풀려서 뒷부분이 볼록 솟아 있습니다.




등에도 문양이 새겨졌지요. 그리고 뒤의 병풍은 금박이지요. 저 수공과 저 옷과 저 완성도를 보면 감탄만 나옵니다. 모 소설(애니메이션)에는 살아있는 히나인형을 세운 히나마쓰리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 보면 약식복장인 것 같더군요. 그 긴 길을 아무리 봄이라지만 열두 겹 옷을 입고 다니라는 건 무리입니다. 게다가 신발도 불편한데!


한국은 세시풍속이 꽤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일본하고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일본에서 어느 정도로 히나마쓰리를 지키는지는 모르겠네요. 잉어연은 이미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긴 하던데...? 잉어연이라면 『엘프를 쫓는 사람들』이 떠오르는 걸 보니 참, 저도 어지간합니다. 하하하....;ㅂ;



본문에는 국립국어원의 표기를 따라 히나마쓰리라고 적었지만 기존에 적어둔 태그는 히나마츠리입니다. 나중에 다 통일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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