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탄포라고 부르는 쪽이 익숙한 데 표기법은 기리탄포가 맞겠지요. 어느 쪽이건 귀에 익은 이름은 아닙니다. 쌀로 유명한 아키타현의 전통 음식 중 하나거든요. 밥을 으깨서 대꼬챙이 같은 곳에 끼워 화로에서 굽는 겁니다. 익숙한 이미지로는 거실 바닥을 파서 만든 것 같은 화로인 이로리 주변에 대꼬챙이를 세워 굽는 겁니다. .. 적고 보니 이거 키리탄포가 아니라 생선 굽는 이미지인가 싶기도 하네요.


『아빠는 요리사』랑 『맛의 달인』 덕분에 이것저것 신기한 음식을 많이 알았는데 기리탄포도 그 중 하나입니다. 식감이 어떨지 감은 잘 안오지만 대강 상상은 됩니다. 밥을 살짝 찧고 그걸 굽는다라. 떡도 아니고 밥도 아닌 그 경계의 맛이 나겠지요. 모양은 대강 치쿠와라고 부르는 그, 원통형 어묵을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실제는 그보다 더 묵직하겠지요.



하여간 이번에 아키타 주변을 지나신 M님이 여행 선물로 이것 저것 사오시면서 키리탄포 케이크라는 걸 사오셨습니다.





생협 모임 후 받은 과자들이 저렇게 한 가득인데, 왼쪽의 사각 상자는 하기노쓰키, 오른쪽 상단의 포장 두 개가 기리탄포 케이크입니다. 앞은 초콜릿들이로군요. 앞의 색색 초콜릿은 딘앤델루카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직 못 먹고 고이 모셔두었고요. 하하;




그래서 그 며칠 뒤 간식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포장이 상당히 독특하더군요. 비닐 포장을 벗기면 안에는 얇은 은박에 싸인 뭔가가 나옵니다. 은박에 일부 붙었는데, 저 부분이 아마 살짝 눌어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속에는 앙금이 들어 있고요.
그러니까 겉은 카스테라나 스폰지 시트로 불리는 종류의 빵이고 속에는 앙금이 들어 있습니다. 시트는 밀도가 높지 않고 폭신하고 부드러운 쪽에 가깝더군요. 거기에 앙금을 넣었는데 맛은 괜찮습니다. 쌀가루를 넣어서 폭신폭신한 느낌이 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
근데 왜 이게 기리탄포 케이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구울 때 저렇게 세워서 구운건가? 아니, 그럴거면 차라리 기리탄포 케이크가 아니라 빙글빙글 돌려가며 은근하게 굽는 기리탄포 바움쿠헨이라거나..(이봐...;..)
상상의 여지가 더 많을 것 같은데 기리탄포라는 이름에서 기대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의 간식입니다.


앙금 덕분에 달달한 맛은 나지만 그것이 또 지나치게 강하지는 않아서 간식 시간에 하나 꺼내 먹기엔 딱 좋습니다. 맛있지만 이름이 안 어울리는 과자로군요. .. 적다보니 한국의 전통과자라고 주장하는 지역 과자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데, 세련된 과자만 보다가 이걸 보니 묘한 감상이 듭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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