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것 같다 했더니 2판이군요. 1판은 1996년에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이거 집에 있는 책 같아요.

하여간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보다 수필이 훨씬 더 잘 맞는다고 생각을 했고, 이 책이 도쿄여행 전 마지막으로 읽은 책입니다. 이번 여행은 수하물 무게 제한이 무서워서 다른 책은 하나도 안 챙겨갔고, 거의 전자책만 보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담아갈 걸 그랬나 조금 후회도 했는데 비행시간이 짧으니까 제대로 못보았을 수도 있고요. 애니메이션이 없어서 대신 일기는 그간 열심히 다 썼습니다. 3일간의 일기가 6장 정도던가? 하루에 2장씩이라면 얼추 맞네요.

『슬픈 외국어』는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의 기록입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오지요. 지금의 미국하고는 상당히 분위기가 다르지만 그건 제가 알고 있는 미국이 언론에서 보이는 모습이기 때문일 겁니다. 직접 부딪치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그래서 책 속의 미국이 더 생생한지도 모릅니다. 90년대 후반, 경기침체에 들어간 미국의 모습, 그리고 거품이 꺼지기 직전의 일본이 같이 보이네요. 각 편 뒤에 짤막하게 이후에 덧붙인 글이 있는데, 그 글은 거품이 꺼진 뒤의 일본 이야기를 다룹니다. 확실히 거품경제시기의 일본은 미국에서 공적이었나 싶더군요.


이 책에서는 조깅이나 마라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틀째 황거를 돌면서 만난 마라토너들이 그냥 보이지 않았습니다. 묘하게 상황이 겹치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오랜만에 다시 읽는 책이라 그런지 새로 나온 책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하하하하. 기억력이 나쁘다는 건 이럴 때 좋은 건가요.'ㅂ';


무라카미 하루키. 『이윽고 슬픈 외국어』, 김진욱 옮김. 2판, 문학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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