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서에 올 4월 일본으로 건너가는 분이 있습니다. 부군(夫君)이 일본으로 발령이 나서 같이 따라가기로 한거라지요. 대략 4-5년 정도는 있을 예정이라는데 부군은 이미 일본에 들어가 있고-가끔 한국에 들어오기도 하는 모양입니다-4월 들어갈 예정으로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휴직은 가능하기 때문에 휴직계를 내놓고 확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이러다보니 가끔 일본 이야기가 부서에서 화제로 오르기도 합니다. 최근 검색엔진(...)이란 별명이 붙어버린 제게도 일본 관련한 질문이 들어오곤 하지요. 그렇지 않아도 작년 초부터 이미 저는 일본을 좋아하는 걸로 도장이 꾹 찍힌 터라-이건 부서 뿐만 아니라 절 아는 분이라면 공공연히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질문이 들어오는 것도 당연하고요. 엊그제는 일본의 물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A : 가면 남편 월급은 어떻게 나오는거야? 거기 물가에 맞춰 나오나?
B(가는 분) : 그렇지 않을까? 일본은 물가가 비싸다고 하니까 거기에 맞춰 나오겠지 뭐.
Kirnan : 일본 물가는 생각보다 안 비싸요. 환율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원래 한국에서 먹는거나 일본에서 먹는거나 비슷하게 나가니까요.
A : 하지만 일본에 가면 라면 한 그릇이 만원이라잖아?

허허허허허허허; 좌절.OTL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라면이라 함은,

이런 것에 가깝습니다.
사진은 홍대 一0六라면집의 라면. 고명은 듬뿍 올라 있지만 기본 면은 인스턴트 라면입니다. 거기에 가격은 6천원. 이정도까지 생각하셨을리는 없고, 일반적인 라면의 이미지를 생각하셨겠지요. 즉, 이보다는 한단계 아래의 라면이랄까요. 그런거라면 한국에서 2-3천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혹은 5천원은 넘지 않는다 수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라면은 다르죠.
아지바코의 소유와 미스즈 라멘.
일본의 라면은 면 반죽을 직접해서 사용하는 생면입니다. 거기에 하카다 라멘은 진하게 돼지 육수를 우려서 낸 뼈국물입니다. 보통 사골국물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사골은 우골(牛骨)이지요. 어쨌건 그렇게 어렵게 육수를 내고 면을 만드는 국수입니다. 이름이 라면일뿐이지요.

거기에 라면이 1만원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비싼 집에서는 그럴지도 모르고, 환율이 높던 예전에는 환율 따져서 그 정도 했을지 몰라도 환율까지 팍팍 떨어진 지금에야 당연히 1만원 안갑니다. 보통 7-800엔이니 현재 환율로 하면 5-7천원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겁니다. 면발을 직접 뽑아낸 국수를 그 가격에 먹는다면 한국에서도 그 정도 나오지 않나요? (아니, 칼국수는 예외로 합시다;)


납득시키는데 조금 애를 먹긴 했지만 일본에서 생활하는 비용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뭐, 가보시면 아시겠지요.


..

어찌되었건 부럽습니다.;ㅂ; 저도 부지런히 준비해서 달려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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